산업성장만 있을 뿐 소비자는 없었다
산업성장만 있을 뿐 소비자는 없었다
  • 한정선·이원국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0.11.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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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원표기삭제 논란에 관계자는 동문서답
12곳 소비자단체 법개정안 전면 재검토
지난 20일에는 국내 화장품산업 발전과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회 K-뷰티포럼 출범식 및 세미나가 개최됐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업계 발전에 대한 논의만 있었을 뿐 정작 소비자의 알권리는 배제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20일에는 국내 화장품산업 발전과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회 K-뷰티포럼 출범식 및 세미나가 개최됐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업계 발전에 대한 논의만 있었을 뿐 정작 소비자의 알권리는 배제됐다는 지적이다.

‘화장품제조원표기삭제’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뷰티포럼’ 출범식에서 제조원표기삭제문제가 논의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업계발전에 대한 논의만 있었을 뿐 정작 소비자의 알권리는 뒷전이었다는 점이다.

■어디에도 소비자 알권리는 없었다

이날 K-뷰티 포럼에서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 박진영 회장은 “제조원표기삭제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제조원표기가 삭제돼도 화장품법 안에서 화장품 품질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할 수 있어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동문서답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소비자의 알권리는 소비주체에게 부여되는 당연한 권리”라며 “단순히 산업발전을 위해 그냥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이 법안이 통과된 후 품질과 안전성을 책임질 별도의 대안이 없는 현 제도 하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의문”이라고도 우려를 표했다.

’제조원표기‘ 논란은 2011년 화장품법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개정된 화장품법은 소비자들의 제조원표기의무화 주장을 받아들여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소비자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화장품용기에 의무적으로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를 기입하도록 했다.

이에 2014년 대한화장품협회는 또 다시 식약처에 제조업자를 빼고 제조판매업자만 표기하자며 관련법개정을 건의, 20대 국회에서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조원표기삭제를 골자로 한 화장품법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20대 국회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5월 29일 식약처장과 화장품CEO 간담회에서 LG생활건강 박헌영 전무가 제조원표기 삭제를 요구하면서 21대 국회에서도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화장품법 일부개정안’을 발의, 논란이 재점화된 것이다.

■소비자단체 “소비자 관점이 가장 중요”

화장품제조원표기삭제 논란이 거세지면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필두로 한 12곳의 소비자단체는 11일 소비자입장을 반영해 전면 재검토하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화장품제조원표기 의무화에 대해 기업, 국회, 정부 등 어느 곳도 소비자입장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이하 녹소연)는 전국 만19~65세 성인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11월 6일~11일까지 화장품구입정보에 관한 현황 및 제조원표시에 관한 소비자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57.5%가 화장품용기와 포장정보를 확인하고 있었으며 영업자(제조업자 및 책임판매업자)의 정보 역시 57.3%가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의 정보중요도에 관한 질문에는 79.8%가 제조업자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화장품정보 및 안전에 대해서는 60.8%가 제조업자가 더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표시에 대해서는 91.5%가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를 모두 표시해야한다고 응답했다.

녹소연 은지현 본부장은 “설문조사결과 소비자들은 화장품구매 시 제조업자에 관한 정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국민의 기본권인 소비자의 알권리와 산업발전방안은 동일선상에서 논의될 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K-뷰티포럼에서 논의된 화장품제조원표기삭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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