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적용영역 넓혀 ‘췌장암’ 잡는다
항암제 적용영역 넓혀 ‘췌장암’ 잡는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1.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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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은 장기의 특성상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췌장암은 장기의 특성상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췌장암은 예후가 매우 나쁜 암 중 하나다. 환자 10명 중 1명의 완치가 어렵고 암 특성상 ▲종양의 빠른 성장 ▲주위 침습성 ▲높은 확률의 전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진다. 이 때문에 환자의 70%는 진단 당시 이미 전이가 심해 수술이 어렵고 나머지 30%도 수술 후 80% 이상 재발하기 때문에 5년 생존율이 고작 11%밖에 되지 않는다.

췌장암은 증상발현이 늦어 조기검진이 매우 어렵다. 췌장은 우리 몸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데다 다른 장기와 겹쳐있어 CT, MRI검사 등에서도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다. 췌장암이 생기면 조직검사 시 바늘이 안 들어갈 정도로 딱딱하게 섬유화돼 약물침투가 어렵다. 또 종양미세환경이 사막처럼 황량하고 면역세포인 T세포가 거의 없어 표적항암제나 최근 개발된 니볼루맙, CAR-T 등 면역항암제 역시 별 힘을 쓰지 못한다.

다행히 최근 폴피리녹스 요법이 췌장암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리면서 1차 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폴피리녹스 요법은 기존 항암제인 ▲5-플루오로우라실(5-FU)과 이리노테칸irinotecan) ▲류코보린(leucovorin)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 등을 합친 3제요법으로 전신독성이 심한 편이다.

현재 국내외 대형제약사들은 췌장암치료제를 단독으로 개발하기보다는 개발 중인 항암제에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추가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난소암표적항암제로 승인받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올라파립’이 미 FDA로부터 췌장암에 관한 희귀의약품지정을 받았다. 또 GC녹십자셀이 간암항암제로 허가받은 ‘이뮨셀엘씨주’의 췌장암 3상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적응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는 ‘미토콘드리아’를 타깃팅해 특정종양세포만을 사멸시키는 4세대 항암제인 ‘대사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개발완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방승민 교수는 “췌장암은 유전자변이가 다양하고 종양위치에 따라 유전자변이가 제각각이라 특정유전자를 타깃팅한 항암제개발이 힘들다”며 “다행히 폴피리녹의 급여적용으로 환자의 1차 치료옵션이 명확해지면서 5년 생존율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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