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공식 ‘고단백식이’…장기간 하면 콩팥기능 ‘뚝’
다이어트 공식 ‘고단백식이’…장기간 하면 콩팥기능 ‘뚝’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1.27 1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대구로병원 고강지 교수 연구팀 연구결과 발표
고단백섭취군서 콩팥기능저하, 말기신부전 진행비율↑
콩팥기능 정상이어도 장기간 고단백식이는 피해야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고강지 교수(왼쪽)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얼바인 대학교 Kalantar 교수.

흔히 ‘다이어트’ 하면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 비율을 높여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 건강한 사람이 체중감량을 위해 고단백식이를 장기간 하게 되면 오히려 콩팥기능이 빠르게 감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단백식이는 체중당 하루 1.5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대개 전체식이 칼로리의 25% 이상이 단백질로 구성되는데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는 여러 식단에서는 단백질 섭취를 35%까지 늘리도록 권고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고단백섭취군에서 콩팥기능의 빠른 감소 및 말기신부전 진행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고강지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얼바인 대학교 Kalantar 교수 연구팀은 콩팥기능 감소가 없고 대상군이 1000명 이상이며 평균 5년 이상의 추적관찰을 수행한 연구들에 대해 문헌 분석을 했다.

그 결과 고단백섭취군에서 콩팥기능의 빠른 감소와 말기신부전 진행비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 섭취가 콩팥기능감소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고단백섭취가 콩팥기능을 감소시키는 기전
고단백섭취가 콩팥기능을 감소시키는 기전.

연구팀은 “고단백섭취가 콩팥기능을 감소시키는 기전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콩팥으로 가는 혈류량의 증가와 사구체 내 압력을 증가시켜 과여과를 유발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장기간 노출되면 사구체 경화 및 단백뇨를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구체는 콩팥을 구성하는 혈관덩어리로 신장의 주된 역할인 노폐물을 걸러주는 필터역할을 한다.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것으로 콩팥기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정상 성인도 소변으로 하루 150mg 이하의 단백질을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콩팥기능이 떨어져 사구체가 노폐물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면 이보다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된다. 즉 몸에 필요한 단백질까지 빠져나가는 것이다.

원래 만성콩팥병환자들에게 고단백식이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잘 알려져 있었다. 만성콩팥병환자들은 콩팥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태여서 단백질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질소화합물과 유기산, 인산이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는 각종 장기기능을 떨어뜨리고 뼈 건강을 악화시키며 심혈관계 발생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만성콩팥병환자들에게는 저단백식이가 권고된다.

반면 콩팥기능이 정상인 경우 고단백식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콩팥기능이 정상인 건강한 사람에게 고단백식이 섭취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강지 교수는 “신장기능이 정상인 경우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일시적으로 체중조절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 콩팥기능 저하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것을 제시한 연구결과“라며 “특히 콩팥기능 악화의 위험인자가 있는 군에서는 균형 있는 식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신장학회 대표저널인 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2020년 8월호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