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으로 우울한 어머니…건강기능식품보다 ‘호르몬치료’ 권유를
폐경으로 우울한 어머니…건강기능식품보다 ‘호르몬치료’ 권유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2.02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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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폐경학회 조사결과, 폐경여성 대다수 건강기능식품 선호
폐경기증상, 여성호르몬 보충하는 호르몬치료로 해결해야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등 호르몬치료 효과 다수 보고
폐경 임박하거나 폐경 초기 적절…일찍 시작할수록 득(得)
국내 많은 여성이 폐경기 다양한 이상증상을 겪으면서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호르몬치료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폐경기 증상은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증상들이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 후 자신에게 알맞은 호르몬 보충치료를 받아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성이라면 누구나 폐경을 겪는다. 나이가 들면 난소가 노화되면서 배란 및 여성호르몬생산이 더이상 이뤄지지 않는데 이때 생리도 영구적으로 중단된다. 보통 만 45세 이상 여성에게 한 달 이상 생리가 없으면 자연폐경으로 진단한다. 보통 40세 전후로 난소기능이 쇠퇴하기 시작, 폐경을 향해 여성호르몬이 점점 감소하다 50세 전후로 주폐경기에 진입한다고 알려졌다.

주폐경기는 폐경이행기에서 폐경 후 1년까지를 의미한다. 이때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몸과 마음에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나며 만성질환위험도 높아진다. 따라서 전문가와 상담 후 제대로 된 치료·관리가 필요하다.

■다양한 신체·정신적증상 나타나, 만성질환위험도↑

주폐경기 가장 흔한 증상은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등이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안면홍조는 밤에 특히 더 심해져 불면증 같은 수면장애까지 유발한다. 불안감, 우울감 등 정신적인 증상도 흔히 나타난다.

이와 더불어 질건조감, 성교통, 성욕감퇴, 질감염 등 생식기 관련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건조감, 근육통, 관절통 등을 겪는다. 또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위험도 높아진다.

대한폐경학회 조사결과, 국내 폐경여성 80%가 다양한 폐경기 증상을 경험했으며 그중에서도 불면증 및 수면장애가 가장 많았다.

■폐경여성 80%, 이상증상 경험…불면증, 수면장애 多

실제로 국내 많은 폐경 여성들은 위와 같은 이상증상들을 경험했다. 대한폐경학회가 전국 50대 이상 여성 중 폐경을 경험한 여성(마지막 월경이 끝난 후 1년 이상이 지났거나 자궁적출수술 등으로 폐경을 진단받은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폐경 여성 10명 중 8명(80.3%)이 다양한 폐경기 증상들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중 가장 빈도가 높은 증상은 불면증 및 수면장애(58.1%)였으며 안면홍조(48.7%), 야간발한과 식은땀(48.0%), 질 건조나 성교통 같은 생식기증상(44.3%), 상실감과 우울감 같은 심리적인 문제(43.9%)가 뒤를 이었다.

폐경기 증상 개선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병원 방문 치료를 답한 응답자는 24.6%에 불과했으며 운동과 식이요법 등의 생활습관 개선(37.8%)과 건강기능식품섭취(27.6%) 등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연구 통해 호르몬치료 안전성 및 효과 입증

위와 같은 폐경기 증상들은 난소기능소실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증상들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약물로 만들어진 여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즉 ‘호르몬대체요법(이하 호르몬치료)’으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수미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시기는 폐경이 임박한 시기이면서 갱년기증상이 나타날 때 또는 폐경 초기”라며 “여러 종류의 치료제가 시판되고 있는데 대개 1판에 28알의 약물이 들어있어 하루에 1알씩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호르몬치료는 여성호르몬 결핍에 따른 여러 폐경기 증상들을 완화하고 이 시기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갱년기가 시작되는 시기부터 호르몬제를 복용한 여성은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감소했다. 대장암 및 직장암 또한 호르몬치료로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궁내막암도 황체호르몬 복합제제 복용 시 암 발생률이 감소한다고 보고됐다.

김수미 교수는 “호르몬치료를 하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등 여러 얘기가 있지만 여성호르몬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발병하는 유방암은 대개 조기며 악성등급이 낮아서 자연적으로 유방암이 발생한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빈도는 미국의 1/5 정도며 그중에서도 2/3은 폐경 전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전에 유방암병력, 가족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 매년 정기적으로 유방암검진을 받는다면 안전하게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기능식품 섭취로 폐경기 증상 치료가 가능하냐는 질문 역시 2016년 조사에는 52.6%정도의 응답자가 ‘그렇다’를 택한 반면 2020년 조사에는 10명중 8명인 80.2%의 응답자가 건강기능식품 섭취를 통해 폐경기 증상 치료가 가능하다고 인식했다.

■건강기능식품 섭취…일시적 도움뿐 근본해결책은 아냐

다수의 연구를 통해 호르몬치료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는데도 국내 여성들의 인식수준은 여전히 낮았다.

대한폐경학회의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약 24.6%만이 호르몬치료가 폐경기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여성들은 생활습관개선과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으며 특히 건강기능식품으로 폐경기 증상 치료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여성들도 80.2%나 됐다. 이는 2016년 조사(52.6%) 때보다도 크게 증가한 수치다.

대한폐경학회 김탁 회장(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건강기능식품 섭취는 폐경기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순 있지만 만성질환위험 증가 등 여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질환들의 예방효과까진 기대할 수 없다”며 “호르몬치료는 매우 안전한 치료요법이고 일찍 시작할수록 이득이 크기 때문에 폐경기 증상이 고민될 때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태에 적절한 치료요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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