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코로나발가락? 코로나 진단할 수 있는 피부증상, 정말 존재할까
[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코로나발가락? 코로나 진단할 수 있는 피부증상, 정말 존재할까
  •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2.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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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올 봄 '코로나를 진단할 수 있는 피부증상은 없다'를 주제로 칼럼을 작성했었다.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이미 쟁쟁한 피부과 저널들에는 리뷰저널이 하나씩 실렸고 아이들에서의 코로나 피부염은 어른과 어떻게 다른지까지 연구가 진행됐다.

먼저 초기 보고된 바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피부증상이 생길 확률은 0.2%에 불과했다. 이후 20.4%, 4.9% 등으로 보고됐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연구된 것은 없다. 단 코로나19 무증상자에서 피부병변이 먼저 발생하는 증례도 있어서 간과하기는 어렵다.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2)'의 수용체를 통해 세포 내로 들어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증상에 대한 기전은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가설에 따르면 피부기저층의 표피세포와 모낭, 혈관의 내피세포에 ACE2가 발현돼 있어 피부도 같이 손상받는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되고 있다. 

미국피부과학회지(JAAD)에 실린 Freeman 등의 연구에 의하면 31개국에서 코로나 의심증상자에서 새로 생긴 피부병변(716명)이 관찰됐으며 171명이 코로나로 확진됐다. 피부병변은 ▲홍역양발진이(22%) 가장 흔했으며 ▲유사동창(18%) ▲두드러기(16%) ▲붉은반점(13%) ▲물집(11%) ▲각질을 동반한 구진(9.9%) ▲그물모양자반 (6.4%) 순서였다. 피부증상이 다른 코로나 증상보다 먼저 생긴 경우는 12%였고 대부분이 발열이나 기침 등 다른 증상 이후에 생겼다. 

동창처럼 붉어지는 유사동창의 경우 31명에게서 관찰됐다. 구체적으로 손에 유사동창이 생긴 사람은 10명, 발에 생긴 사람은 26명, 손발에 같이 생긴 사람이 5명으로 나타났다. 증상은 71%가 통증과 타는 듯한 느낌으로 불편을 느꼈고 36%가 가렵다고 느꼈다. 19%에서는 이 증상 외에는 다른 코로나 증상이 동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무증상자에서 피부증상만으로 코로나를 의심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코로나발가락(COVID TOES)’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다른 보고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이전 Galvan 등의 영국피부과학회지(BJD) 보고에서 유사동창은 젊은 사람에서 호발했고 코로나의 경증과 관련이 있었다. 또 대부분 코로나 후기에 나타나고 2주에 걸쳐 나았으며 30%에서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했다고 보고됐다. 통증 및 가려움증의 증상 빈도는 다르지만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브라질과 인도 등에서는 유사동창이 드물어서 피부색에 따라 진단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또 피부색과 무관하게 정말 코로나와 코로나발가락이 무관하지 않겠냐는 Abigail 등의 연구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동창 및 피부 혈관염의 외래 비율이 코로나가 없던 2019년 상하반기에는 0.004~0.008%, 2020년 코로나 이후에 0.003%로 큰 차이가 없었다. 더욱이 동창증상 환자 중 코로나환자 또한 없었기 때문에 동창증상과 코로나를 연관시키는 것은 아직 심사숙고해야한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아직 코로나발가락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없다. 반 이상에서 코로나의 다른 증상 발현 후 코로나발가락 증상이 발생했고 모두에게 나타나는 증상도 아니기 때문에 수두발진처럼 스크리닝과 진단에 사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동창은 추운 계절에 소아나 젊은 여성에서 잘 생기는 한랭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질환인 반면 유사동창은 남:녀 성비가 1:1이었고 따뜻한 계절에도 발생해왔다. 즉 코로나가 창궐한 시기에 갑자기 손발가락이 국소적으로 색이 변하면서 통증이 생긴다면 또 감기증상까지 동반한다면 코로나를 의심해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코로나와 관련한 피부 증상은 동창만이 아니다. 이보다 더 심한 코로나 피부 증상으로는 그물모양자반(retiform purpura)이 있다. Freeman 등의 연구에 따르면 그물모양자반은 주로 엉덩이와 사지에 발생했고 91%에서 다른 코로나 증상 후에 생기고 열과 기침, 숨가쁨 등이 동반됐으며 100%가 입원했다. 이 중 82%에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동반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두드러기, 붉은 반점, 물집, 각질을 동반한 구진은 체간과 사지에 생기고 2/3 이상에서 가려웠으며 반 이하에서 입원이 필요했다. 

Giulia 등에 의한 보고에서도 유사동창(40.4%), 홍역양발진(21.3%), 물집병변(13%), 두드러기(10.9%), 혈관병변(그물모양, 자반) (4%), 다형홍반유사병변(3.7%)이 발생했다. 이 보고는 특히 소아에서 다형홍반 유사병변이 잘 생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Andina 등이 보고한 소아에서의 코로나의 피부증상과 유사하다. 젊은 사람에서 코로나발가락이 많았고 예후가 좋았지만 다형홍반 및 두드러기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심장혈관을 침범할 수 있는 가와사키병 유사증후군도 발생할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지(JAAD)에 실린 Freeman 등의 연구에 의하면 31개국에서 코로나 의심 증상자에서 새로 생긴 피부병변(716명)이 관찰됐으며 171명이 코로나로 확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피부과학회지(JAAD)에 실린 Freeman 등의 연구에 의하면 31개국에서 코로나 의심 증상자에서 새로 생긴 피부병변(716명)이 관찰됐으며 171명이 코로나로 확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 무증상자에서는 장미색잔비늘증(장미색비강진)도 보고됐다. 장미색잔비늘증은 코로나 외에도 바이러스, 세균, 약물 등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 단순포진바이러스와의 관련성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도 원인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거나 면역을 떨어뜨려 단순포진 바이러스 재활성 여부 정도만 알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유행시기에 장미색잔비늘증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코로나를 의심하고 검사를 하기에는 연관성이 부족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코로나로 내원 중 수두가 생긴 케이스도 발표하면서 코로나 증상으로 물집이 생긴 것과 수두에 의한 물집을 감별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명확한 연관성은 없으나 인간헤르페스바이러스과에 속하는 바이러스는 치료제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감별은 매우 중요하다. 

Bemquerer 등에 의하면 코로나와 연관된 구강 내 병변 중 구강궤양이 54.1%로 가장 많았다. 반점, 발적, 물집 등도 있었으며 생기는 위치는 혀가 53.8%로 가장 많았고 구개, 입술이 뒤를 이었다. 따라서 피부 발적 외에 구강 등 점막에 대한 검진도 함께 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마스크 피부염에 대한 연구도 있다. 마스크 착용시간과 교체횟수가 피부 트러블과 관련 있다는 것이다. 하루 4시간 이상 착용하는 것이 트러블을 악화시켰으며 매일 새로 교체하지 않고 재사용하는 것이 악화 정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마스크 착용 후 피부 온도 증가, 홍조 피지분비량 증가 등 최근의 연구보고와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오늘 수능이 끝나면 코로나가 더 확산될지 모두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종병기 활에서 나온 문구처럼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코로나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수능을 위해 지금껏 달려온 수험생들에게도 고생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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