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소아원형탈모’ 어떻게 진단·치료할까
[특별기고] ‘소아원형탈모’ 어떻게 진단·치료할까
  • 김문범 대한모발학회 부회장(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desk@k-health.com)
  • 승인 2020.12.09 14: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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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의 유형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원형탈모는 아이들에게도 흔히 발생합니다. 하지만 성인보다 임상시험이 미진해 치료제 승인까지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더욱이 가발은 현재 의료보장구로 인정받지 못해 급여권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여러 치료에도 발모효과를 못 본 원형탈모환아들은 그야말로 경제적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헬스경향은 대한모발학회 소속 의료진의 기고글을 통해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소아원형탈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주제는 ’소아원형탈모의 진단과 치료법’입니다. <편집자 주> 

김문범 대한모발학회 부회장(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문범 대한모발학회 부회장(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

소아원형탈모는 특징적인 임상적 소견인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반이 관찰되면 진단은 일반적으로 어렵지 않다. 탈모반은 대부분 정상 피부색을 보이고 자각증상은 없는 편이다. 하지만 드물게 붉은색을 띠기도 하고 증상(가려움,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화끈거림, 통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탈모반을 더모스코피(피부를 수십 배 확대함으로써 피부의 세부구조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조직검사 없이 피부암은 물론 다른 피부질환까지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의료기술)로 관찰하면 탈모반 내와 가장자리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러진 모발을 볼 수 있다. 피부표면에서 부러지면 검은 점(black dot) 양상으로 나타나고 특히 주로 탈모반의 가장자리에서 나타나는 느낌표 ’!’ 모양의 감탄부호모발은 원형탈모의 특징적인 소견이다(그림 1 참고).

[그림 1] 4세 여아에서 발생한 원형탈모증의 더모스코피 소견 : 검은점, 부러진 모발과 느낌표 모발
[그림 1] 4세 여아에서 발생한 원형탈모증의 더모스코피 소견 : 검은점, 부러진 모발과 느낌표 모발

원형탈모는 모발이 있는 어디든 발생 가능하다. 때문에 눈썹과 속눈썹 외에도 사지에 있는 작고 미세한 털들도 빠질 수 있다. 진단과 질환활성도 평가에 유용한 검사로는 ‘모발 당겨보기’ 검사가 있는데 이는 탈모반 주변의 모발을 가볍게 당겨보면 여러 개의 모발이 쉽게 빠지지만(양성), 탈모반에서 떨어진 정상부위의 모발은 쉽게 빠지지 않는(음성) 차이를 보는 비교적 간편하지만 유용한 검사법이다.

소아에서 원형의 탈모반은 원형탈모 외에도 발모벽, 두부백선, 머리땋기에 의한 견인성탈모증, 두피의 모낭염 또는 표피낭종에 의한 이차적 탈모 등에서도 관찰된다. 이들 탈모증과 원형탈모를 정확히 구분하는 데는 임상 및 더모스코피를 포함한 검사소견들이 도움이 된다(표 1 참고). 하지만 탈모반의 모양이 특징적이지 않거나 넓은 범위의 두피가 침범되는 미만성 원형탈모의 경우 혈액검사와 탈모반의 피부조직을 조금 떼어내는 피부조직생검이 필요할 수 있다.

[표 1] 원형탈모와 다른 탈모유형 간 비교 표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원형탈모의 발생과 재발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원형탈모의 치료목표는 근본 원인 제거라기보다 현재의 탈모반을 호전시키고 새로운 탈모반의 발생을 억제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아주 다양한 치료법들이 적용·제시되고 있는데 마침 미국피부과학회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치료법들을 어떤 환자에게 어떤 순서로 적용해야 될지 치료 알고리듬을 제시했다(그림 2 참고).

[그림 2] 원형탈모증의 치료 알고리듬. 약어 : DPCP(diphenylcyclopropenone), SADBE(squaric acid dibutylester), JAK(Janus kinase)
[그림 2] 원형탈모증의 치료 알고리듬. 약어 : DPCP(diphenylcyclopropenone), SADBE(squaric acid dibutylester), JAK(Janus kinase)

이 치료 알고리듬에서 알 수 있듯이 치료법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환아의 나이와 탈모범위다. 즉 10세 미만인 경우 탈모범위에 관계없이 국소약물(스테로이드와 미녹시딜)을 일차적으로 선택하고 10세 이상의 소아는 탈모범위가 넓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병변내주사, 넓으면 국소면역요법을 일차적으로 선택한다. 치료법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인자로는 침범부위, 이환기간, 의사의 임상경험 등이 있다.

하지만 원형탈모의 경과와 각 치료법에 대한 반응이 다양한 만큼 꼭 이 알고리듬의 순서대로 치료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고 이 알고리듬에 포함되지 않은 치료법들(전신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과 타크로리무스 같은 면역억제제, 표재성냉동치료, 엑시머레이저 등)이 적용되기도 한다.

또 소아원형탈모 치료에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다. 바로 환아와 부모가 겪는 정신적 고통이다. 특히 부모와의 따뜻하고 긴밀한 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상담, 심리 및 약물치료를 포함한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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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탈모엄마 2021-11-22 00:58:44
저희아이두 소아탈모입니다..제가알고있는 저희아이같은 아이들이 17명이나 더있습니다 ...아직 이슈화가 안되서그런지 소아탈모가 질병이란걸 모르는 분들이 참많은것 같습니다.. 원인도 모르고 약도 없고 눈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제발 신약개발 해주세요..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