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대사항암제’ 어디까지 왔을까
4세대 ‘대사항암제’ 어디까지 왔을까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2.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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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항암제는 암세포에 영양을 공금하는 대사작용에 관여해 암세포에너지 공급을 차단, 암세포를 굶겨 죽인다. 다른 항암제와 달리 전신독성, 내성률의 문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대사항암제는 암세포에 영양을 공금하는 대사작용에 관여해 암세포에너지 공급을 차단, 암세포를 굶겨 죽인다. 다른 항암제와 달리 전신독성, 내성률의 문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암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항암치료 후 완치된 듯하다가도 다시 재발해 환자의 피를 말린다. 방사선요법,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 등 기존항암치료는 전신독성과 내성률 등 여러 가지 단점이 있었다. 또 면역세포의 잠재력을 깨워 암세포를 간접적으로 공격하는 면역항암제의 경우 전신독성과 내성률은 문제 없지만 반응률이 20~30%에 그친다는 점, 단독처방이 어려워 다른 항암제와 병용투여해야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암세포 굶기는 4세대 ‘대사항암제’

이에 따라 최근 4세대 항암제인 ‘대사항암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사항암제는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대사작용에 관여해 암세포에너지 공급을 차단, 암세포를 굶겨 죽인다. 대사항암제는 암세포대사량을 50% 이상 낮춰 암세포성장을 저해하고 사멸을 유도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세포는 기존처럼 대사가 이뤄져 피해가 거의 없다.

현재 세계 여러 제약사가 대사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팀과 제약사가 대사항암제 개발에 나서 임상1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전이성대장암 대사항암제 2상 돌입

대표적인 곳이 가천대길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정흠 교수팀이다. 백정흠 교수팀은 6월 전이성 대장암의 신약후보물질 ‘OMT-110’의 임상1상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승인을 획득해 임상2a상을 진행 중이다.

OMT-110은 암세포가 주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소모한다는 점에 착안된 후보물질로 암세포의 대사활동을 일반세포와 동일하게 전환해 자연스럽게 사멸을 유도한다.

OMT-110은 총 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1상 결과 전이성대장암환자에서 뛰어난 안정성 및 효과를 보였다. 특히 9명에서 안정적인 대사반응이 관찰됐고 4명에서는 대사조절 중 포도당운반 감소경향이 뚜렷이 나타나면서 항암효과를 입증했다.

가천대길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정흠 교수는 “대사항암제는 암세포의 에너지공급원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면역항암제와 차별된다”며 “대사항암제는 치료제가 없고 예후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난치암환자들에게 효과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하임바이오, 세계최초 대사항암제 ‘NYH817100’ 개발

하임바이오가 개발 중인 대사항암제 ‘NYH817100(스타베닙)’도 주목할 만하다. NYH817100은 국립암센터의 김수열 박사, 세브란스병원 정재호, 강석구 교수의 특허를 기술이전해 자체개발한 것이다.

NYH817100은 세계최초로 암세포에너지 생성경로의 핵심물질을 억제해 암세포에너지대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 대사항암제로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NYH817100은 임상1상에서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경구투여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상중간 결과 단일물질투여로도 위암환자의 종양크기가 감소하는 부분관해를 확인했다. 이에 하임바이오는 내년 임상1상이 완료된 직후 미국에서 임상2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임바이오 김홍렬 대표이사는 “대사항암제 NYH817100은 특정암종에만 약효가 있는 표적치료제가 아니라 모든 악성종양이 가진 대사특성을 바탕으로 개발됐다”며 “내년에 임상1상이 완료되면 국내임상과 별도로 해외에서도 임상2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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