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속 입냄새에 깜짝? “그리 걱정할 일 아닙니다”
마스크 속 입냄새에 깜짝? “그리 걱정할 일 아닙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2.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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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규식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어규식 교수는 “턱관절장애나 구강건조증은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기 때문에 마음을 편안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마스크 속 입냄새는 본인만 주관적으로 느끼는 것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말 것”을 당부했다.
어규식 교수는 “턱관절장애나 구강건조증은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기 때문에 마음을 편안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마스크 속 입냄새는 본인만 주관적으로 느끼는 것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말 것”을 당부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평소 잘 마시던 물도 잘 안 마시게 되는 요즘. 입안 건조함은 물론 미처 몰랐던 본인의 입냄새(구취)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날이 추워서인지 이따금 아프던 턱관절 통증도 더 심하게 느껴진다. 마스크 일상 속 환자들의 다양한 고민 해결에 여념이 없는 어규식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를 만났다.  

- 구강내과는 치과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것 같다. 정확히 어떤 질환을 진료하는 과인지.

구강내과는 치과 중에서도 가장 비(非)치과적인 과라고 할 수 있다. 치아를 제외한 나머지를 다루기 때문이다. 턱관절장애, 구강건조증, 미각장애, 코골이 등이 대표적이며 이 중에서 턱관절장애와 구강건조증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 젊은 환자들이 많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러한지 궁금하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턱관절장애나 구강건조증은 스트레스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50대 여성들은 평소 생활에서뿐 아니라 급격한 호르몬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 연령대 여성에서 턱관절장애나 구강건조증 같은 질환이 많이 생기는 편이다.  

- 껌만 오래 씹어도 턱이 욱신욱신 아픈데. 턱관절장애도 이러한 통증으로 시작되나.   

턱관절장애가 이미 진행됐다면 음식을 씹거나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턱 부근이 전체적으로 아프다. 칼로 벤 것처럼 찌릿한 통증이라기보다는 땅기듯이 뻐근하게 아픈 것이 특징이다. 또 입을 벌리고 다물 때마다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거나 입이 안 벌어질 때도 턱관절장애를 의심해야한다. 

이갈이와도 연관이 깊다. 이갈이는 무의식중에 일어나지만 사실 음식 씹을 때보다도 약 3배 많은 힘이 턱관절에 가해진다. 따라서 전체 수면시간 중 짧게만 이를 갈아도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턱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져 턱관절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 턱관절장애는 어떻게 치료할 수 있나. 치료 후에도 음식은 계속 조심해서 먹어야하는지.  

턱관절장애는 생명에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만성화되면 결국 신경통으로 발전한다. 통증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 먹는 것부터 표정 짓는 것까지 삶의 기본적인 활동에 제약이 생겨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환자들의 우울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또 통증이 만성화되면 근육밸런스가 무너져 턱관절디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턱관절장애는 여간해서 수술까지 가지 않는다. 약물치료나 스프린트(교합안전장치, 이가 맞물리는 위치를 바로잡고 턱 근육을 풀어줌) 장치로 치료할 수 있으니 의심증상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계속 조심해서 먹어야한다. 치료 후에도 재발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나 견과류 같은 딱딱한 음식은 물론,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도 사실 굉장히 질긴 음식이라 턱관절장애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TIP. 생활 속 구강건조증 관리법 

– 물을 자주, 많이 마신다.

– 구강 조직을 건조하게 하는 흡연과 음주는 삼간다.

– 긴장하면 입이 마르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 현재 복용하는 약물이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경우에는 약을 바꾸거나 용량을 줄일 수 있을지 의사와 상의한다.

– 파, 마늘, 양파 등 구취를 발생시키는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

– 규칙적인 식사(특히 아침식사 필수)를 한다.

– 올바른 칫솔질과 더불어 혀 닦기, 치실이나 치간칫솔 사용을 규칙적으로 한다.

– 정기적인 구강검진으로 충치, 잇몸질환 등을 조기에 치료한다.

※ 수분을 섭취해도 입이 건조하면 특히 구강건조증 의심! 

- 마스크로 구취(입냄새) 고민도 늘었을 것 같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구취 고민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이 많았는지. 

그렇긴 하지만 검사를 통해 구취를 측정해보면 막상 문제 될 정도는 아닌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 발생 후에 주의가 온통 내 몸에 집중되면서 상대방은 그렇게 안 느끼는데 본인 스스로 입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것이다. 황화수소 수치 검사결과가(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황화수소 수치 농도를 측정해 구취정도를 알아봄) 일정 수준 이하면 안심해도 된다. 

다만 ▲물 많이 마시기 ▲입안 마르게 하는 카페인 섭취 줄이기 등은 구취 예방을 위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가글에 의존하는 사람도 많은데 구취 제거에 도움은 되지만 일시적이어서 장기간 가글 사용은 피해야한다.

- 만일 검사결과상 구취가 심하다고 나왔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구취도 의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보통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심한 구취는 구강건조증환자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침은 윤활작용과 향균작용을 하기 때문에 침이 제대로 안 나오는 구강건조증환자는 입냄새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침 분비를 원활하게 하는 인공타액을 투여하거나 타액분비촉진제를 사용한다. 

무엇보다 구강건조증은 단순히 입안이 건조하다고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입이 건조하면 충치나 치주질환 등 입안에 생길 수 있는 모든 병이 잘 생긴다. 따라서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되면 알맞은 치료와 생활습관개선을 병행해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 

- 내년에도 마스크는 계속 써야 할 것 같은데. 답답한 입안은 어떻게 관리해야하나.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이를 꽉 깨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구강 주변근육이 계속 긴장해 있으면 턱관절에 굉장히 좋지 않다. 의식적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마스크를 착용하자. 

구강건강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섭취도 중요하다. 마스크 때문에 물 마시기도 쉽지 않지만 밖에서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잠깐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시면 된다. 집에만 있으면 물을 더 안 마시게 되니 중간중간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턱관절장애나 구강건조증 같은 질환은 스트레스의 영향도 크기 때문에 평소 컨디션 조절도 잘해야한다. 또 마스크 때문에 텁텁한 입안을 달래고자 껌을 씹는 경우도 많은데 웬만하면 무설탕 껌을 씹는 것이 좋다.    

※ 어규식 교수는?

어규식 교수(사진)는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이사를 역임 중이며 아시아두개하악장애학회(AACMD) 정회원으로 해외 학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병이 만성화되기 전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환자의 사소한 고민 하나도 자세히 듣고 올바른 관리방향을 잡아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그의 진료실을 두드리는 모든 환자에게 마음을 편히 먹으라고 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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