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무릎관절 건강상식] 백세시대, 관절염으로 인한 ‘멈춤’을 막는 법
[한눈에 보는 무릎관절 건강상식] 백세시대, 관절염으로 인한 ‘멈춤’을 막는 법
  • 정일권 부산센트럴병원 병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1.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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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권 부산센트럴병원 병원장
정일권 부산센트럴병원 병원장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많은 부분이 ‘멈춤’으로 바뀌면서 자유로운 일상이 삶의 질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노년층에 있어 무릎건강도 마찬가지다. 기대수명을 넘어 질병 없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건강수명’이 중요시되는 만큼 이동의 자유와 직결된 무릎건강은 노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노년층의 무릎건강을 해치는 대표 질환으로는 우리나라 60대 이상 인구 4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퇴행성관절염’을 들 수 있다.

무릎은 두 개의 뼈와 네 개의 인대로 구성되며 무릎 뼈와 뼈 사이에 3~5mm의 연골이 존재해 뼈끼리 마찰되는 것을 방지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관절을 받쳐주는 힘줄, 인대 등이 늘어나 기능이 약해진다. 이로 인해 연골이 손상되는 것이 바로 퇴행성관절염이다.

흔히 관절염환자들의 중증도를 분류하기 위해 0~4단계까지 총 5개로 구분된 K&L 등급(Kellgren and Lawrence grade)을 적용하는데 3단계 이상으로 넘어가면 환자 나이와 상태를 고려한 인공관절수술이 필수적이다. 인공관절수술은 특수 제작한 관절을 이식해 기능을 회복하는 수술로 통증감소 및 삐뚤어진 체형 회복에 효과가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관절염환자들이 수술을 미루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수술 중 발생하는 출혈 및 수혈에 대한 두려움이다. 보통 인공관절수술은 절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출혈이 불가피하다. 특히 뼈 절삭 부위를 의사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다리 정렬을 맞추기 위한 기구 삽입을 위해 수술 부위를 많이 열고 벌려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출혈량이 많아진다.

이를 개선하고자 최근 출혈량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로봇 인공관절수술이다. 로봇수술로 출혈량을 줄일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로봇수술은 사전에 촬영한 CT 자료를 3D로 변환해 환자 맞춤형 수술계획을 세운다. 수술이 시작되면 로봇 팔의 가이드를 이용해 환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뼈 범위만 정확하게 절삭하기 때문에 일반수술에 비해 적은 출혈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 일반 인공관절수술은 다리 각도를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 골수강에 큰 구멍을 내고 기준이 되는 수술기구를 삽입해야한다. 하지만 로봇수술은 집도의가 계획된 수술범위를 벗어나려고 할 경우 로봇 팔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기 때문에 불필요한 기구 삽입이 필요 없다.

로봇수술이 기구 삽입 없이도 최소한의 뼈 절삭이 가능한 이유는 ‘햅틱 존’ 덕분이다. 햅틱 존은 환자에게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절삭이 가능하도록 설정된 수술범위를 말한다. 이 기능의 도움 덕분에 로봇수술은 수술기구 삽입 없이도 수술이 진행돼 불필요한 출혈 및 합병증을 예방해준다.

인공관절수술을 최소한의 수혈로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수술 예후 때문이다. 무릎관절수술 환자의 상당수가 당뇨,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을 보유한 면역력 낮은 고령층임을 감안할 때 수술 중 출혈이 적어 수혈을 예방할 수 있다면 2차 감염 등의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수혈과정이 생략돼 환자의 수술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회복과정에서 겪는 통증이 감소, 조기 재활이 가능하고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노화는 치료할 수 없지만 질병은 치료할 수 있다. 백세시대라는 긴 여정의 한복판에서 걸음을 멈춰버린다면 남은 생애가 너무 답답할 것이다. 더 이상 무릎관절수술을 미룰 수 없는 단계라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 가능한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백세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갖춰야 할 준비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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