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자주 꾸는 어르신, 우울증위험 높아…정신건강 점검 필요
악몽 자주 꾸는 어르신, 우울증위험 높아…정신건강 점검 필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1.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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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산병원 신철 교수 ·성신여대 서수연 교수 공동연구
노년기 악몽 잦으면 우울증 3.3배, 자살충동위험 3.5배↑
(왼쪽부터)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누구에게나 고통을 안기는 악몽(惡夢). 아침 내 기분이 찜찜하지만 활동을 시작하면 이내 ‘꿈일 뿐’이라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악몽이 지속되면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특히 노년기 악몽은 좀 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노년기 악몽이 우울증은 물론, 자살충동위험마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연구팀은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연구팀과 70세 이상 노년기에 꾸는 악몽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악몽은 강하고도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기분 나쁜 꿈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사람은 1년에 1회 혹은 그 이하로 꾸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본인이 받는 스트레스 정도나 개인 상황에 따라 악몽 빈도는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50대부터 80대까지의 성인남녀 2940명 중 심각한 악몽을 꾸는 사람은 대상자 중 약 2.7%, 70세 이상에서는 6.3%로 나타났는데 이 중 사별을 경험했거나 무직, 소득이 낮을수록 악몽횟수가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노년기 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위험은 4.4배, 높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는 3.2배, 자살충동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은 3.5배 더 높음을 확인했다.

악몽은 한 번 꾸고 나면 다시 잠들기 힘들어 다음 날 지나친 피로감과 이로 인한 집중력저하, 우울감, 불안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노년기에는 다양한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잦은 악몽은 우울증 등의 발생위험을 높여 더욱 예의주시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는 “노년이 되면 수면구조와 패턴이 변하고 수면 중에 꿈을 꾸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과격하게 움직이는 렘(REM)수면행동장애와 같은 수면장애가 증가한다”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노년기 악몽 또한 가볍기 여기지 말고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는 “우울을 비롯한 여러 심리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강력한 만큼 악몽을 단순히 깨고 나면 괜찮은 ‘무서운 꿈’으로 치부한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이 취약해졌음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며 “평균수명의 증가와 함께 노년기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 만큼 주변 어르신 중에 악몽을 자주 꾸는 분이 있다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악몽장애(nightmare disorder)를 비롯한 우울증 등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으며 연구결과는 해외저명 학술지인 ‘수면 의학(Sleep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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