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을 생식기 질환으로부터 지키는 방법, ‘중성화수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을 생식기 질환으로부터 지키는 방법, ‘중성화수술’
  • 서정욱 지엔동물병원(동작구 상도동 소재) 대표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1.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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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 지엔동물병원(동작구 상도동 소재) 대표원장
서정욱 지엔동물병원(동작구 상도동 소재) 대표원장

반려동물 중성화수술은 주로 생식기 관련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며 행동학적 문제, 무계획한 번식 등을 예방한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 중 생식기질환에 대해 살펴보자.

생식기와 관련된 질환으로는 암컷은 자궁축농증, 자궁점액증, 유선종양, 난소낭종 등이 있고 수컷은 전립선비대증, 잠복고환, 고환종양 등이 있다.

암컷의 자궁축농증은 말 그대로 자궁에 농이 차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는 질점막의 pH는 낮은 산성이라 세균감염이 어렵지만 이 조건이 깨지면 세균에 감염된다. 자궁축농증은 외부생식기로 농, 혈액 등의 분비물이 흘러나오는지 여부에 따라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분류한다. 중성화수술하지 않은 6세 이상의 반려견에서 자주 발생한다.

주된 증상은 다음, 다뇨, 구토, 탈수, 식욕부진 등이다. 치료가 늦으면 독혈증이나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내과적인 치료만으로는 완치가 어려워 최대한 빨리 자궁난소적출술을 진행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세균감염으로 높아진 염증수치가 정상 수치 내로 돌아올 때까지 항생제와 소염제 처치가 필요하다.

자궁점액증은 자궁축농증처럼 자궁이 부풀지만, 투명 또는 반투명한 점액이 저류하고 저류액에는 세균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궁점액증은 선천적 자궁 및 질의 기형과 에스트로겐 등의 호르몬 이상에 의한 질환이다. 이 역시 자궁난소적출술로 처치해야한다.

유선종양은 성호르몬에 의한 질환이다. 유선은 좌우 5쌍이며 호발하는 부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반려동물의 배 부위를 만졌을 때 몽우리가 만져진다면 바로 동물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한다. 유선종양은 악성과 양성으로 분류된다. 악성이면 종양이 빠르게 커지며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양성이면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다.

치료는 수술이며 발생한 혹만 제거하지 않는다. 유선은 라인으로 연결돼 발생 부위가 다른 부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유선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람의 경우 혹만 제거하고 따로 방사선치료나 약물치료를 병행하지만 반려동물은 혹 제거 후 후속치료를 병행하기 어려워 주변 부위로 전이될 수 있다.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 반려동물에서는 노령화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전립선비대다. 전립선비대는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며, 비대의 형태는 과형성, 종양, 농양 등으로 구분된다. 증상은 심한 통증으로 잘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직장이 압박돼 배변 이상이 생긴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과형성이나 농양은 약물치료를 실시, 증상이 완화되면 중성화수술을 한다. 종양인 경우엔 CT, MRI로 전이상황을 먼저 확인하고 수술로 문제 부위를 제거한다.

잠복고환은 수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출생 후 정상적으로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질 못해서 발생한다. 대부분은 중성화수술할 때 제거하지만 수술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노령화되면서 고환 종양으로 악화될 수 있다. 고환이 복강 안에서 많이 커지기 전에는 발견하기 쉽지 않은 질환이다.

간혹 불쌍하다는 이유로 중성화수술을 꺼리는 보호자가 있다. 하지만 필자는 임신 계획이 없다면 질환 예방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중성화수술을 해줄 것을 권장한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질환은 증상에 따라 빨리 처치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고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줘 다양한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예방이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집 반려동물의 몸 상태를 잘 그리고 자주 살펴보고 관찰해 질환 발생 혹은 악화를 막아줘야 한다. 말 못 하는 반려동물의 행복한 삶은 온전히 보호자의 책임임을 오늘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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