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진단부터 치료까지, 강아지 디스크 A to Z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진단부터 치료까지, 강아지 디스크 A to Z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2.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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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강아지에게도 디스크 질환이 흔한 편이다. 강아지가 진단받는 전체 질병 중 디스크 발생률은 약 2%. 강아지 디스크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며 진단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물로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디스크는 강아지가 나이를 들면서 점차 퇴행하는데 형태가 변형돼 디스크 변연쪽(섬유륜)이 척수강 쪽으로 부분적으로 튀어나오거나(2) 변연이 파열돼 내부 물질(수핵)이 척수강 내로 흘러 들어가는 형태로(1) 발생한다.

어린 나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닥스훈트, 페키니즈 등 연골 이형성 품종 및 코커스패니얼, 미니어처 푸들 등 연골 이형성 유사 품종에서는 제1형의 디스크 질환이 흔히 발생한다. 1살 정도가 될 때까지 70~100%의 디스크가 퇴행성 변화로 유발돼 작은 외상에도 파열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러한 디스크 질환으로 인해 디스크가 물리적으로 척수를 압박하면 증상이 발생하며 디스크 병변의 위치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목디스크의 경우 사지 마비, 부전 마비, 경미하게는 사지 신경반응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흉요추 디스크의 경우 주로 뒷다리 신경장애가 나타난다. 또 디스크 병변이 발생한 지점의 통증반응이 다소 명확해 보호자는 강아지를 만지거나 안을 때 통증을 느낀다고 병원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발생빈도는 경추(15%)보다 흉요추(85%)가 더 흔하다.

목 통증 혹은 허리 통증을 동반한 사지 신경장애는 디스크 외의 많은 척수질환에서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정확한 진단은 MRI 촬영이 필요하며 증상과 방사선 영상만으로 디스크 질환을 진단하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 MRI 검사는 연부조직 대조도가 높아 CT 검사와는 다르게 척수 실질까지 영상화돼 디스크 질환이 맞는지, 정확히 어느 부위에서 파열되어 어느 정도의 압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병발한 척수병변은 없는지 등을 감별할 수 있어 진단, 치료 및 예후평가를 위하여 꼭 필요한 검사다.

요추통증과 후지마비로 내원한 환자의 요추 MRI 사진. (왼쪽 시상단면, 오른쪽 횡단면 영상) L1-2 수준 디스크물질이 탈출해 척수를 오른쪽에서 심하게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환자는 증상발현 24시간 내 외과적으로 디스크 물질 제거 및 감압술을 시행했으며 수술 후 점차 신경반응을 회복했다

그렇다면 디스크는 어떻게 치료할까? 치료방법은 내과적인 약물, 재활치료 혹은 수술적인 디스크 물질 제거, 감압 치료로 나뉜다. 내과적 치료는 주로 증상이 경미하고 척수 압박률이 낮은 경우에 지시되며 운동제한과 함께 재활치료가 병행돼야한다. 하지만 내과적 치료에서 증상완화가 없거나 혹은 더 진행되는 경우, 또는 초기 중증의 신경장애, 디스크에 의한 척수압박이 심할 경우 압박으로 인한 척수의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디스크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외과적인 감압술을 진행한다. 위치에 따라 외과적인 수술방법은 다르지만 원리는 비슷하다.

급성 증상 발현이 아닌 경우 디스크 물질에 의한 압박이 심하더라도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내과적 치료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 추천된다. 디스크 물질의 위치에 따라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제거하지 못하거나(척수 실질 내로 디스크 물질이 들어간 경우), 탈수가 진행되지 않은 디스크 물질이 파열에 의해 척수손상만 일으켰다면 척수실질 자체를 압박하는 물질이 없어 내과적인 치료가 지시된다.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데에도 결국 영상 진단이 필요하다.

치료 이후 보행이 불가능했던 강아지의 회복속도는 증상부터 치료까지의 간격, 초기 신경장애의 정도, 증상발현 속도에 따라 다양하다. 경증 혹은 중등도의 신경장애가 있었다면 예후가 좋은 편이며 디스크질환과 관련해 척수 실질 병변이 없었다면 회복속도가 빠른 편이다. 또 사지 심부통증 소실이 있었다면 12~24시간 이내에 수술 진행 시 79~96%에서 양호한 예후를 보이지만 내과적인 치료 시 50%의 증상완화를 보여 치료방법 결정, 수술 시기 또한 중요하다. 외과적인 수술 2주 이내 통각, 신경반응이 돌아오는 것은 회복의 좋은 예후를 암시한다.

흉요추 디스크에서 내과적 치료 혹은 수술적 감압을 하든 재발하는 경우는 꽤 흔한 편이다. 평균 재발 간격은 1.7년으로 디스크 호발 품종 및 디스크 질환 병력이 있다면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외출 시 목줄보다는 가슴줄을 이용하고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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