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흉터 안 남아
· ‘면포’여부로 입주위 피부염·모낭염과 구분
· 생활습관 교정, 비타민·미네랄 섭취도 도움
청춘의 꽃이라고 불리는 여드름! 하지만 여드름이 지나간 자리엔 흉터가 생기기 마련. 더욱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피부트러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레이저치료, 연고, 경구약, 여드름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결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적절한 여드름 진단시기와 치료타이밍을 놓쳐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이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 전문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와의 좌담을 통해 여드름피부질환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한정선 기자: 여드름은 왜 생기나요?
허창훈 교수 : 여드름은 각화세포로 모낭이 막혀 면포를 형성하고 이로 인해 피지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피지가 고이고 균이 증가해 염증이 생기는 모낭의 염증성질환입니다.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모낭각화이상, 피지과다분비, 여드름균, 염증반응의 4가지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면역반응도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연구됐습니다.
한정선 기자 : 여드름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허창훈 교수 : 여드름치료는 모낭각화이상 교정, 피지분비 감소, 여드름균 수 감소, 항염증치료 등 발생기전에 따라 복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바르는 약과 먹는 약으로 여드름발생을 억제하며 흉터는 다양한 치료법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여드름을 단순히 젊었을 때 잠깐 발생하는 일과성질환으로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빨리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평생 없어지지 않는 흉터를 남길 수 있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정선 기자 : 여드름은 피부에 발생하는 일반적인 트러블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허창훈 교수 : 여드름은 흔히 모낭염이나 입주위 피부염으로 오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하는 상황에서는 입주위 피부염이 더욱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드름진단의 가장 중요한 소견은 이상각화로 인해 탈락된 각질세포가 채워진 '면포'입니다. 여드름은 면포로 인해 피지배출이 어려워지고 균의 증식이 동반돼 발생하기 때문에 면포의 관찰이 중요합니다. 모낭염이나 입주위 피부염은 면포와 관련 없이 염증이 발생해 쉽게 구별할 수 있는데 일반인은 구분이 쉽지 않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정선 기자 : 여드름치료를 위한 경구약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주의해야할 점은?
허창훈 교수 : 경구약으로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항생제이고 하나는 레티노이드제입니다. 항생제는 여드름균을 억제해 염증반응을 줄일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위장관계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내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레티노이드제는 가장 강력한 여드름치료제로 여드름발생기전 4가지를 모두 억제하는 기능이 있으며 약을 끊어도 약효가 장기간 지속됩니다. 단 태아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가임기여성은 주의해야하며 피검사를 통해 간이나 혈중지질이상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합니다. 또 입술염과 구내·피부건조증이 흔히 발생하며 탈모 등이 보고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간혹 남성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져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이때 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한정선 기자 : 여드름예방에 도움이 되거나 피해야할 음식은?
허창훈 교수 :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여드름을 예방하고 싶어합니다. 여드름이 단순히 먹는 것을 조절한다고 해서 완치되지는 않겠지만 최근 몇가지 연구결과에서 여드름악화원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중 ‘높은 당부하 식이’가 여드름을 악화시켜 이를 피하라는 국제가이드라인도 나왔습니다. 이밖에도 우유나 유제품의 과다섭취, 포화지방산 등도 여드름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여드름흉터치료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현조 전문의 : 여드름흉터는 크게 붉은 흉터와 파인 흉터로 나뉩니다. 붉은 흉터는 심한 염증 후 회복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색조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을 만큼 짙어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줍니다. 붉은 흉터는 파인 흉터에 비해 치료가 용이한 편이며 평균 3~4개월 정도의 광치료와 레이저치료로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파인 흉터는 치료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크기는 작지만 날카롭게 파인 아이스픽 흉터(ice pick scar), 박스처럼 직각으로 파인 박스카 흉터(Boxcar scar), 경계가 부드럽게 넓게 파인 롤링형 흉터(Rolling scar)로 나뉩니다. 한 가지 형태보다는 세 가지 흉터가 혼재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몇 가지 시술을 함께 진행하는 병합요법이 주된 치료법입니다.
과거에는 흉터부위를 전체적으로 박피하는 레이저치료나 화학박피술을 주로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프랙셔널기법이 주된 치료법입니다. 전체적인 레이저박피에 비해 프랙셔널 레이저치료는 시술 후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더 많은 횟수를 치료해야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 프랙셔널 레이저치료에 더해 부분적인 화학박피술, 단단한 흉터조직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서브시전시술, 미세바늘치료, 피코초레이저치료, 필러주입술 등 파인 흉터는 종류에 따라 복합적으로 여러 가지 치료법이 사용됩니다.
한정선 기자 : 여드름흉터치료를 할 때 레이저 외에 어떤 방법이 있나요?
김현조 전문의 : 치료효과를 빨리 보려면 레이저치료, 부분적 화학박피술, 미세바늘치료 등 티가 나는 시술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더 소요되더라도 일상생활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가성비 높은 치료법을 원한다면 최근 개발된 레티노이드계 국소도포제를 권합니다.
특히 기존에 널리 사용했던 국소도포 레티노이드의 주성분인 아다팔렌(Adapalene)함량을 3배 늘리고 항균작용과 면포용해작용이 있는 벤조일 퍼옥사이드(benzoyl peroxide)를 첨가한 '에피듀오 포르테'는 중증 염증성여드름을 빠르게 호전시키는 한편 진피 및 콜라겐재생효과가 있어 레이저 등 침습적 시술효과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여드름흉터 개선에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단 여드름흉터 개선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10개월 이상 꾸준히 도포해야합니다. 또 민감성피부에는 각질, 홍반, 작열감 등 자극을 유발할 수 있어 의료진의 설명에 따라 개개인에게 적합한 도포방법을 적용해야하는 점이 옥의 티라 하겠습니다.
한정선 기자 : 여드름흉터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나요?
김현조 전문의 : 최근의 여드름발생추세는 과거에 비해 어린 나이부터 발생해 50세 이후에도 지속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20세까지 여드름이 전혀 없던 사람도 20대 중반 이후 입 주위, 턱 주위, 목 등 안면하부에 ‘성인형여드름’이 갑작스레 발병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드름은 모든 연령대에서 흉터를 유발할 수 있으며 조기치료를 통해 염증을 빨리 완화시키고 진피손상을 최소화함으로써 흉터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소아여드름은 더 심한 여드름흉터를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어 무심코 방치하다가는 영구적 흉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개방형 면포(블랙헤드)에 비해 폐쇄성 면포(화이트헤드)는 진피 내에서 터지는 경우 심한 염증을 유발, 흉터를 남기기 쉬워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정선 기자: 여드름흉터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은.
김현조 전문의 : 아무리 좋은 약을 복용하고 최신치료를 받아도 전신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피부재생효과가 감소합니다.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음주 및 흡연을 자제하는 등 생활습관을 교정해야하며 신체균형을 맞추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드름흉터 레이저치료 후에는 일시적으로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색조화장의 종류와 횟수를 줄이고 집에서 충분히 보습하는 것이 흉터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