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필로 환경 지키려다 내 몸은 상할 수도…
리필로 환경 지키려다 내 몸은 상할 수도…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2.24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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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잘 말리지 않고 넣으면 위험
녹농균 증식…폐렴·폐혈증 주의
욕실, 주방, 샴푸통 등 물기가 많고 따뜻한 곳에서는 녹농균 발생위험이 높아 각별히 관리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친환경소비의 일환으로 리필용 세제나 샴푸를 구매하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리필하면 녹농균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녹농균은 따뜻하고 물기가 많은 곳에서 잘 번식한다. 화장실, 수영장 등에서 감염되는 ‘따뜻한 욕조 모낭염(hot tub folliculitis)’이라는 피부염을 일으킬 정도다. 물기가 있는 칫솔, 가습기, 물이 들어간 세제나 샴푸용기 등도 녹농균이 증식하기 쉽다.

특히 리필 시 용기를 잘 말리지 않고 내용물을 채우면 녹농균이 번식한다. 세제는 물론 저자극샴푸, 아동용제품의 경우 항생효과가 적어 균 발생위험이 더 높다.

■면역력 약하면 중증감염위험↑

녹농균은 외이도염, 모낭염 등 감염부위에 따라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감염되면 해당부위가 붉어지고 녹색농(고름)이 나온다. 녹농균이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은 더욱 주의해야한다. 폐렴, 요로감염, 패혈증 등 중증감염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감염내과 신소연 교수는 “인공호흡기 등의 기구를 삽입해 치료받거나 화상, 욕창 등이 있는 환자는 감염에 취약하다”며 “실제로 오염된 치료용 월풀욕조에서 다수 혈액종양환자들이 녹농균에 감염된 사례가 있다”고 경고했다.

녹농균은 항생제로 치료해야하지만 쉽지 않다.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녹농균이 많아서다.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한울 교수는 “어떤 균이 어떤 항생제에 잘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감수성검사를 통해 적절한 항생제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물기 바짝 말리고 청결 유지

녹농균감염예방을 위해서는 물기가 많은 환경을 잘 관리하고 청결을 유지해야한다. 욕실사용 후 환풍기를 틀거나 창문을 열어 습도를 조절한다. 또 욕조틈새나 화장실구석 등 물이 고이기 쉬운 곳은 주기적으로 소독한다.

공중목욕탕, 수영장이용 후에는 귀나 몸의 접히는 부분까지 물기를 잘 제거하고 사용한 물품은 깨끗한 물에 헹궈 잘 말린다. 특히 몸에 상처가 있으면 오염된 물이 들어가지 않게 주의한다.

또 샴푸나 세제는 개봉 후 가능한 빨리 사용하고 남은 내용물에 물을 넣고 흔들어 사용하는 것도 삼간다. 리필하기 전에는 용기를 깨끗이 세척한 후 완전히 말려야한다. 특히 용기입구는 오염되기 쉬워 내용물을 채울 때 입구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김한울 교수는 “녹농균은 병원 내 감염의 주요균이기도 해 병원방문 시 수시로 손을 씻어 청결을 유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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