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커진 모공, 붉어진 얼굴…원인이 뭘까
[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커진 모공, 붉어진 얼굴…원인이 뭘까
  •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2.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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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날이 따뜻해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봄이면 얼굴이 붉어져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이를 홍조라고 하는데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 알코올, 뜨거운 음식 등도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정서적인 긴장, 갑상선질환, 내분비계질환 등의 전신질환, 루푸스, 주사, 폐경 등도 홍조를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원인이 다양하다 보니 홍조를 난치성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정말 치료는 불가능할까.

최근 피부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홍조환자는 마스크와 뾰루지를 동반한 경우가 많다. 홍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들과도 감별이 필요하지만 확대경 사진만 있어도 대략적인 감별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전체 얼굴이 다 붉다기보다는 모공 주위로 붉어져 있는 경우가 흔하다. 즉 염증이 편평한 피부에 있다기보다는 모공 주위에 있어서 이차적으로 혈관이 확장된 경우다. 모공 주위의 염증은 털과 피지샘의 염증일 가능성이 높다.

모공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피지분비량의 증가다. 그 다음이 일광에 의해 변성된 모공이다. 즉 모공이 커지면서 모공 주위로 붉어져 있는 홍조라면 피지샘의 염증질환일 가능성이 높고 어린 연령대에서는 여드름을, 20대 이후에는 주사를 의심할 수 있다.

염증성 홍조 또는 민감성 피부라고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을 보면 흔히 모공이 커지면서 민감한 피부인 경우가 많다. 이때 민감성피부라는 진단명이 없어서 가장 유사한 ‘주사’로 진단을 많이 내리게 된다.

지루성피부염으로 오해하고 스테로이드를 많이 쓰고 오는 경우도 흔하다. 확대경 사진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이유에서다. 지루성피부염모공 주위로 염증이 생기지 않고 편평한 피부에 각질과 홍조가 있는 반면 주사는 모공 주위로 염증이 생겨 있는 경우가 흔하다.

특별한 이벤트 후 악화됐다고 하는 환자들도 많다.

“19살에 프락셀 후에 39살까지 피부가 붉어져 있어요” “코수술 후 LED를 쬘 때 뜨거웠는데 그 이후로 안 가라앉아요” “손톱 지우는 아세톤으로 얼굴을 닦았는데 그 이후로 붉어져서 안 돌아와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 우리 피부는 회복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면 다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안 돌아오는 이유는 호전시키기 위해 무심코 한 어떤 행동들이 대부분 상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사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질환이다. 또 피지샘의 염증질환이라 피지샘이 노화돼 사라지기 전까지는 달래면서 함께 살아야지 한번에  뿌리 뽑히지는 않는다. 뿌리가 뽑힌 것처럼 보여도 어떤 상황에서든 악화될 수 있다. 즉 당뇨와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처럼 평생 꾸준히 관리해야지 한번에 해결하려면 안 된다.

아울러 만성질환은 생활습관 개선이 동반돼야한다. 따라서 주사도 생활 속 관리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주사를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알아야한다. 사실 주사는 서양에서 더 많이 연구돼 있어서 www.rosacea.org 사이트에 들어가면 아주 상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카페인, 주류, 히스타민 포함 음식, 반신욕 등의 단순한 체온 상승, 일광, 추위 등 생활 속 대부분이 주사를 악화시킬 수 있다. 화장품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재는 화장품들이 악화인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오일제품과 워터제형은 피하는 것이 득이고 향이 없는 로션과 크림 제형을 사용하는 게 낫다. 또 본인이 쓰는 화장품이 피부에 맞으면 가능한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주사치료는 다양한데 민감성을 자극해 버리면 그로 인해 다시 기름이 나오면서 모공이 커지고 붉어질 수 있어서 민감성을 자극하지 않고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경구약과 도포제가 주사치료에 쓰인다. 일반적으로 아토피피부염이나 여드름 등 다른 질환에서 쓰던 약들을 차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진동수를 가진 초음파인 하이퍼럭스를 이용하면 난치성 주사에서 홍조가 가라앉고 피부장벽이 튼튼해진다는 논문이 나와 있다.

또 혈관레이저에 대한 고식적인 치료들이 이전부터 나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혈관레이저 치료를 받은 후 열 자극에 의해 민감성이 악화돼 홍조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도리어 1064nm NdYAG 레이저가 적은 자극으로 의미가 있는 논문도 있었고 가장 최근 논문에는 나노화된 금을 흡수시킨 후 1064nm NdYAG 레이저로 치료하는 GOLD PTT가 여드름뿐 아니라 주사에도 의미있는 효과를 냈다는 논문까지 나와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사와 같은 만성질환은 생활습관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홍조가 악화됐다면 일단 자극을 주지 않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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