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활발한 연구로 맞춤 치료법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엄지손가락 다지증도 그중 하나다. 특히 최근 기존 분류체계를 보완하고 명확한 수술지침이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엄지손가락 다지증, 기존 분류법으로는 한계 있어
다지증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한 쪽에 6개 이상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약 85%는 엄지손가락에 생긴다고 알려졌다. 이를 ‘엄지손가락 다지증’이라고 한다.
엄지손가락 다지증은 단순방사선촬영(X-ray)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를 통해 진단하며 인대, 살 조직의 크기와 형태, 배열에 따라 다양한 수술을 적용한다. 손가락이 작을수록 수술이 쉽지 않고 변형을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엄지와 검지로 물건을 집지 못하는 1세 이전에 수술을 시행해야한다.
지금까지 엄지손가락 다지증은 ‘와셀-플랫(Wassel-Flatt)분류법’에 따라 7개로 나뉘어 치료했다. 하지만 잉여지(엄지손가락 두 개 중 기능이 없는 손가락)의 뼈 형성 정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수술 지침 역시 명확하지 않았다. 따라서 담당 의사의 경험에 의존해 수술방법을 결정해야했다.
■뼈 형성 정도에 따라 다른 치료 필요해
이에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김재광 교수팀은 최근 뼈 형성 정도에 따라 엄지손가락 다지증을 구분하는 새로운 지침을 제시했다.
김재광 교수팀에 따르면 잉여지의 뼈가 불완전한 ‘저형성 다지증’과 잉여지의 뼈가 완전히 형성된 경우로 분류한다. 저형성 다지증은 불완전한 뼈에 붙어있는 살 조직을 간단하게 절제해 치료한다. 회복도 빨라 수술 2주 후 일상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뼈가 완전히 형성된 경우 절제와 함께 변형된 뼈, 관절, 힘줄 등을 교정하고 관절도 다시 세워야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정형외과 김재광 교수팀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엄지손가락 다지증 환자 200례를 분석했다. 엄지손가락 다지증 200례를 기존 와셀-플랫 분류법에 따라 분류하고 잉여지 뼈가 불완전한 76례를 ‘저형성 다지증’으로 분류했다.
김재광 교수는 “앞으로 다지증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수술 계획을 통해 치료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수부외과 및 미세수술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유럽수부외과학회지(Journal of Hand Surgery-European Volum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