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바이러스성피부질환 ‘사마귀’ A to Z
[좌담] 바이러스성피부질환 ‘사마귀’ A to Z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3.02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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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해 감염...피부·점막 증식
· 전염성·재발률 높아 빨리 치료하고 관리해야
· ‘일상생활 불편’ 따라 건강보험적용여부 달라져

왼쪽부터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 전문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

어렸을 땐 뾰족하고 튼튼한 주둥이를 가진 사마귀에 물려 ‘사마귀’가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피부에 생긴 사마귀는 거부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데다 시간이 갈수록 신체 곳곳에 퍼져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그야말로 골칫덩어리 피부질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마귀는 방치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해야할 바이러스성피부질환입니다. 이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전문의(CN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와의 좌담을 통해 전염성과 재발률이 높은 사마귀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는 왜 생기나요?

허창훈 교수 : 사마귀는 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에 의한 감염으로 인해 피부나 점막이 증식해 생기는 질환입니다. 감염병이지만 바로 발병하지 않고 대부분 수개월이 지난 다음 확인됩니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는 어떻게 진단합니까?

허창훈 교수 : 발바닥처럼 체중이 실리는 부위가 아니라면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병변 주변으로 퍼지면서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육안 또는 피부확대경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부위에 따라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는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인가요?

허창훈 교수 : 사마귀는 감염부위나 바이러스종류에 따라 모양, 감염부위, 전염력 등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보통사마귀는 거친 표면의 반구형으로 튀어나온 모양이고 편평사마귀는 맨들맨들한 표면에 편평하게 융기된 작은 반점모양입니다. 접촉에 의해 쉽게 전염돼 주의해야하고 항문생식기에 발생하는 사마귀는 성병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면역이 생긴 사람은 바이러스감염이 있더라도 사마귀가 생기지 않습니다.

모세혈관이 검은 점으로 보이는 사마귀(왼쪽)와 티눈. 오른쪽 티눈은 검은 점 양상의 모세혈관은 보이지 않고 중심부에 티눈 핵이 보인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와 티눈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구별하나요?

허창훈 교수 : 손발바닥에 생기는 사마귀는 체중에 눌려 피부 속으로 파고 들어가기 때문에 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티눈과 비슷해 보입니다. 사마귀의 경우 위에서 누를 때보다 옆에서 잡았을 때 통증이 더 심하고 단단한 각질층을 칼로 깎아내면 단면에서 검은 점모양의 모세혈관이 관찰됩니다. 또 압력과는 무관한 부위에 여러 병변이 모여 발생하는 것으로 사마귀와 티눈을 감별합니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는 재발률이 높은데 이유가 무엇입니까?

허창훈 교수 : 근본적으로 사마귀를 일으키는 유두종바이러스가 어느 부위까지 감염돼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 피부에 생긴 병변으로 유추해 치료할 뿐 숨어있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앨 수 없습니다. 따라서 완치율이 60~70%정도인데도 평균 25~50%가 재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개인면역상태에 따라 발병이 안 되거나 소아의 경우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경우도 있어 평소 면역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는 어떻게 치료합니까?

김현조 전문의 : 사마귀의 위치, 크기, 숫자, 환자나이 등을 고려해 냉동치료, 레이저치료, 전기소작술, 수술, 면역요법, 병변내 주사요법, 경구약 복용 및 다양한 국소도포제 등으로 치료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사마귀제거를 위한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는 것은 반대로 명확한 치료법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상경험상 사마귀치료 시 사마귀 주변의 정상피부 1~2mm까지 치료해야 흉터를 적게 남기고 재발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발바닥 사마귀 냉동치료 전, 냉동치료 2주 후, 딱지 제거 후 사마귀 병변이 호전된 모습.
왼쪽부터 발바닥 사마귀 냉동치료 전, 냉동치료 2주 후, 딱지 제거 후 사마귀 병변이 호전된 모습.

한정선 기자 : 사마귀 치료 전후 주의해야할 사항은?

김현조 전문의 : 사마귀는 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해 발생 및 전염되기 때문에 치료 전 사마귀 병변을 뜯거나 자극을 주면 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환자 본인의 다른 신체부위는 물론 타인도 전염시킬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합니다. 사마귀치료 후에는 원활한 상처회복과 세균감염예방을 위해 세심한 상처관리, 자극회피 및 음주자제를 권장합니다.  

또 흔히 적용하는 냉동치료의 경우 -196℃의 액체질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시술 후 흑갈색의 물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크기가 0.5cm 미만이라면 자연적으로 흡수돼 딱지가 되기 때문에 지켜봐도 되지만 1cm 이상의 물집이 발생한 경우 병원에서 소독치료를 받는 것이 감염예방에 도움됩니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김현조 전문의 :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고 압력을 받지 않는 부위에 발생했다면 한 번의 냉동치료시술로 제거할 수 있지만 손과 발, 손톱 및 발톱주위에 생긴 경우 2~4주 간격으로 반복시술이 필요합니다. 평균적으로 대략 3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보면 됩니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치료의 경우 건강보험혜택이 가능합니까?

김현조 전문의 : 손과 발에 생긴 사마귀의 경우 일상생활에 불편을 야기해 건강보험적용대상입니다. 반면 얼굴 및 기타 신체부위에 발생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다면 건강보험적용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하는 경우’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어 건강보험적용기준에 있어서는 논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사마귀치료 시 어떤 점을 고려해야하나요?

김현조 전문의 : 사마귀치료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화된 치료법은 없습니다. 한 가지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으면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하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선택해야합니다. 또 난치성사마귀의 경우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면 병변이 더 번지고 악화되기 쉬워 치료과정이 힘들어도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치료받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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