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환자, ‘당뇨병’ 주의보…정상 혈당도 안심 금물
수면무호흡증환자, ‘당뇨병’ 주의보…정상 혈당도 안심 금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3.04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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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으로 깨는 뇌 에너지 공급 위해 포도당 방출
지속되면 인슐린저항성 일으켜 당뇨병 발생
수면무호흡증 의심되면 검사 후 적극 치료 나서야
심한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들은 낮 동안 졸음이 심하게 오며 집중하기 어렵고 판단력이 떨어지며 공격적인 성격, 불안감, 우울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발병위험을 높여 의심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진단·치료해야한다.

‘드르렁~푸’. 보통 코를 골면 이러한 소리가 반복해서 들린다. 하지만 이런 소리가 들리다 잠시 조용해진 다음 매우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호흡이 다시 시작되면 단순 코골이가 아닌 ‘수면무호흡증’일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코를 골다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1시간 내 5회 이상 나타나는 질환이다. 자는 도중 숨을 쉬려고 하지만 목 안의 기도가 막히면서 발생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숨 쉬려는 노력 자체가 없어지는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대부분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속한다. 보고에 따르면 40세 이상 남성에서는 27%, 여성에서는 16.5%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알려졌다.

특히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비만,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질병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되면서 적극 치료해야한다고 강조돼왔다. 그런데 최근 수면무호흡증이 당뇨병 발생위험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결과가 보고돼 혈당에 당장 문제가 없어도 수면무호흡증환자는 당뇨병에도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심한 수면무호흡증환자, 잠든 후 혈당 증가해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변정익 교수와 내분비내과 정인경·전지은 교수 연구팀은 기존에 당뇨병이 없는 수면무호흡증환자와 정상군의 혈당변화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상군과 경미한 수면무호흡증환자군은 잠든 후 혈당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것이 관찰됐지만 중등도 이상의 심한 수면무호흡증환자군은 잠든 후에 혈당이 점차 증가했다. 이번 연구 참여자들은 기존에 당뇨병이 없었고 깨어있을 때 측정한 혈액검사에서도 혈당은 정상이었다.

본래 자는 동안에는 신체뿐 아니라 뇌도 활동을 거의 안 해서 혈당 수치가 떨어져야 정상이다. 따라서 에너지 소모가 적기 때문에 포도당 공급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중간에 깨지 않고 잘 자면 몸에 포도당이 잘 저장되고 잠든 뒤로 혈당이 점차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수면 중 반복적으로 기도가 막혀 뇌가 깨기 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게 된다. 즉 포도당을 많이 소모하게 되면서 부족한 포도당 공급을 위해 몸에 저장된 포도당을 혈액으로 방출시킴으로써 혈당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신원철 교수는 “수면 중 혈당이 계속 높아지면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분비되고 이것이 오래 반복되면 인슐린저항성을 일으켜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며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더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병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이 확인된 만큼 수면무호흡증에 경각심을 갖고 적극 치료할 것”을 당부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없거나 경미한 환자군과 중증 환자 사이의 야간 포도당 동적 변화 수치(지속적인 포도당 모니터링 장치로 5분마다 포도당을 측정)
왼쪽 그래프 : 수면 시작부터 수면 시작 후 145분까지 , 오른쪽  그래프 : 깨어나기 145분 전부터 깨어남까지

■수술, 양압기 등 치료방법 다양…생활습관개선도 필요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1시간 내 5회 이상 나타나거나(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배우자나 가족의 얘기 중요) ▲낮에 졸음이 심하게 오거나(주간졸음) ▲아침에 심해지는 두통 ▲집중력 장애 등이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력청취와 신체검사 등과 더불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하는데 2018년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돼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10~15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이승훈 교수는 “상기도 내부의 좁아진 부위를 넓혀주기 위해 코 안에 대한 비중격성형술, 하비갑개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고 목 안의 문제에 대해서는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 편도아네도이드절제술 등과 같은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며 “단 수술은 환자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소아에서는 편도아데노이드비대(호흡과 관련된 역할을 하는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호흡이 힘들어지는 질환. 편도는 생후 2~3세부터 자라기 시작해 5~10세 때 최대로 성장하며 사춘기부터 점차 퇴화함)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효과적”이라며 “이에 해당하는 경우 적극 수술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성인에서는 양압기 착용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졌다. 자는 동안 마스크를 코에 차고 연결된 기계를 통해 공기를 넣어 목 안이 좁아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이 또한 2018년 7월부터 보험기준을 충족하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의사 처방하에 한 달에 1만8000원 정도만 부담하면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비만은 수면무호흡증 발생과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금연과 금주, 옆으로 누워서 자는 수면습관 등 생활습관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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