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피부에 생긴 조그만 혹이 암이라고? 반려동물의 비만세포종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피부에 생긴 조그만 혹이 암이라고? 반려동물의 비만세포종
  • 김태영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3.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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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세상에는 수많은 질병이 존재한다. 의학·과학의 발달로 원인을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해 질병을 완전히 정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복되지 못한 영역이 있다. 완치의 개념이 없고 치료가 어려운 이다. 최근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암 발생률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번에는 피부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종양 중 하나인 비만세포종에 대해 알아보겠다.

비만세포종을 비만과 관련 있는 세포에 문제가 생긴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비만세포는 동물의 피부를 포함한 결합조직에 분포하며 세포질에 과립을 가졌다. 알러젠에 노출되면 히스타민 등을 분비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화합물을 배출한다. 주로 천식, 비염, 아토피, 두드러기 등의 급성염증반응에 관련된 역할을 한다. 비만세포가 일반적인 면역반응 외에 피부나 피부 이외의 조직에서 비정상적으로 복제 및 분열돼 발생하는 종양이 바로 비만세포종이다.

비만세포종은 일반적으로 악성종양으로 분류되며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피부에 발생하지만 드물게 비장이나 소장, 골수에도 발생할 수 있다. 피부에 발생하는 비만세포종은 개에서는 일반적으로 악성이지만 고양이에서는 대부분 양성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에서 비장과 소장에 발생하는 형태는 대부분 악성인 경우가 많아 발견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에서 비만세포종은 변장의 달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방치될 수 있는 것이 문제다. 피부에 발생한 비만세포종을 단순하게 피부에 생긴 작은 혹이나 뾰루지, 벌레 물린 자국, 피부염이나 궤양 정도로 생각할 수 있어 초기에 단순히 병변부 소독을 하면서 피부염약을 먹거나 연고를 바르는 정도를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만일 피부에 생긴 혹이 부어오름이나 가려움증을 유발하거나 며칠 사이에 크기가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할 때는 비만세포종일 가능성이 높아 동물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러면 비만세포종을 진단하는 데 필요한 검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종양을 진단하기 위한 가장 정확한 방법은 조직검사다. 하지만 일부 조직을 떼어내기 위해서는 마취가 필수다. 단 비만세포종은 세포질에 과립이 존재하는 특성 때문에 마취 없이 간단하게 실시할 수 있는 세침흡인 검사를 많이 시행한다. 세침흡인 검사는 주사기 바늘을 이용하며 종양 부위에서 채취한 세포들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하지만 과립이 없는 비정형의 비만세포종도 있어 세포검사만으로 확진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조직검사까지 진행해야한다.

또 암의 단계를 평가하고 최적의 치료 계획 결정하기 위해서는 방사선 촬영, CT 검사 그리고 초음파 검사와 같은 영상검사, 혈액검사, 림프절과 골수 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암이 전이됐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필수다. 비만세포종은 병세가 악화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특히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고, 합병증이 생긴다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종양의 악성도와 전이단계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만세포종은 발생 부위에 상관없이 다른 장기에 전이소견이 없다면 치료 우선순위는 수술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종양제거 시 수술 후 비만세포종이 남겨져 전이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종양 크기보다 더 넓은 부위를 절제하게 된다. 하지만 비장, 소장에서 발생하는 비만세포종이라면 진단 당시 이미 전이가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적인 제거에 한계가 있다. 이런 경우 항암처치를 진행하게 되는데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예측이 힘든 종양으로 알려져 있고 항암제에 따른 위해 반응도 고려해야 하니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최근에 반려견에서 비전이성 피부 비만세포종에 사용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가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임상시험에서 80%에 육박하는 치료 성공률을 보여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만약 반려동물이 수술이나 항암치료 등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른 약물들을 이용하여 임상증상 완화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암과 마찬가지로 비만세포종도 알려진 원인이 뚜렷하지 않으며 예방법이 없다. 평소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하고 피부에서 발견한 혹이 작더라도 동물병원에서 진료받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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