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고 신장기능 약한 남성, 빈혈위험까지 높아
마르고 신장기능 약한 남성, 빈혈위험까지 높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3.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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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생각한 빈혈, 신장기능·체중과도 연관
신장기능↓·저체중 남성, 빈혈위험 3배 높아
빈혈은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신장기능, 체중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장기능이 약하면서 저체중인 남성에서 높은 빈혈위험도가 관찰돼 이들 남성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빈혈은 일상 속 흔한 질환으로 가볍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빈혈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양하며 특히 다른 질환의 징후일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알맞은 관리계획을 세워야한다.

이에 빈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관련 연구도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 여러 국가에서 체질량지수(BMI)와 빈혈 간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나라마다 빈혈의 유병률이 체질량지수에 따라 높거나 낮다는 상이한 결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국내 의료진이 신뢰도가 높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이용, 체질량지수와 빈혈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뿐 아니라 신장기능과 빈혈 간 상관관계도 함께 분석돼 주목할 만하다.

자생한방병원 김태규 한의사
자생한방병원 김태규 한의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태규 한의사 연구팀은 최근 신장기능이 떨어지고 저체중인 남성은 정상체중 남성보다 빈혈위험도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0~2017년 제5~7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참가자 6만4759명 중 검사와 설문응답 데이터가 있는 19세 이상 성인 3만6752명을 연구대상자로 설정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는 ▲저체중(<18.5kg/m2) ▲정상(18.5–24.9kg/m2) ▲과체중(≥25.0kg/m2)군으로 나눴다.

빈혈은 남녀 각각 헤모글로빈 13g/dL, 12g/dL 미만일 때를 기준으로 정의했으며 그 결과 빈혈군 3289명, 정상군 3만3454명으로 나뉘었다. 이후 나이와 성별, 소득수준 등을 보정하고 빈혈 유무는 다중 로지스틱 회귀 분석 알고리즘으로 계산한 성향 점수를 적용한 다음 1:1 매칭을 통해 총 3298쌍(6596명)을 생성했다.

또 연구팀은 신장기능에 따른 빈혈과 체질량지수 상관성 분석을 위해 사구체가 혈액을 걸러내는 정도인 사구체여과율(eGFR)을 신장기능 측정 지표로 삼았으며 eGFR 수치가 60mL/min/1.73m2 미만일 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했다. 신장문제 유무는 다중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 두 군을 비교했으며 오즈비(Odds ratio, OR) 값으로 측정했다. 오즈비 값은 집단 비교 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그 정도를 검증하는 데 사용한다.

연구결과 신장기능이 나쁜 마른 남성은 정상체중에 비해 빈혈위험도가 3.27배(OR=3.27) 유의하게 높은 반면 과체중인 남성은 신장기능과 무관하게 빈혈위험도가 정상체중 남성보다 0.44배, 0.48배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모든 혼란 변수를 보정했는데도 유의한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신장기능과 별개로 체질량지수도 빈혈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과체중인 경우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빈혈이 0.7배 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그 정도는 과체중 남성과 여성이 각각 0.41배, 0.8배 낮았다. 반면 저체중 남성의 빈혈위험도는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2.39배 높았다.

연구팀은 “과체중인 경우 높은 에너지 섭취가 조혈작용에 필요한 철분과 비타민C·K 등 영양학적 요소를 충분히 전달해 빈혈위험이 낮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생한방병원 김태규 한의사는 “신장기능이 떨어지고 저체중인 남성일수록 빈혈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이번 연구로 확인했다”며 “혈과 체중은 만성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인자인 만큼 신장기능과 함께 빈혈과 체중관리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이번 연구는 신뢰도가 높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연구결과의 일반화가 용이하고 한국인 대상 최초로 체질량지수와 신장기능의 특성을 세분화해 빈혈과 상관관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메디슨(Medicine, IF=1.552)’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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