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판막협착증, TAVI로 ‘삶의 질↑’
대동맥판막협착증, TAVI로 ‘삶의 질↑’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3.25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내 사망률 50% 육박
간단한 심장초음파로 진단
합병증 가능성 적고 회복 빨라

심장판막질환은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눈여겨봐야할 질환입니다. 특히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방치 시 2년 내 사망률이 50%를 육박할 만큼 심각합니다. 과거에는 개흉수술로 치료했지만 다행히 의료기술 발달로 이제 대동맥판막협착증은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 즉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전두수, 김미정, 최익준 교수를 만났습니다. <편집자 주>

대동맥판막협착증은 과거 개흉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했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 시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해졌다. 왼쪽부터 전두수·김미정·최익준 교수
대동맥판막협착증은 과거 개흉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했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 시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해졌다. 왼쪽부터 전두수·김미정·최익준 교수

심장에는 혈액역류를 막는 4개의 판막이 존재하며 하루에 10만 번 이상 운동한다. 문제는 판막 역시 노화로 점차 굳어져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유발한다는 것.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역시 대동맥판막협착증환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대동맥판막협착증환자는 2014년 8129명에서 2018년 1만3787명으로 70% 증가했으며 이중 약 73%가 70세 이상이다.

■실제사례

김창원(남·83세) 씨는 중증의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던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결국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혈압이 낮고 몸무게도 38kg에 불과해 수술을 버틸 체력이 없었다. 이에 심장혈관내과 전두수 교수는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이하 TAVI시술)을 진행했고 시술은 대성공이었다.

전두수 교수는 “처음 환자가 방문했을 때는 판막탄력성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다행히 어느 정도 약물치료가 가능했다”며 “상태가 악화되면서 결국 TAVI가 적합하다고 판단, 시술을 진행했고 재활훈련을 거친 뒤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 노화가 주원인

대동맥판막협착증의 대표적 원인은 노화다. 노화된 판막은 탄력성을 잃고 주변에 칼슘이 달라붙어 딱딱하게 변한다. 결국 혈액순환이 어려워져 가슴통증(흉통), 호흡곤란, 잦은 피로감, 다리가 붓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초기증세가 뚜렷하지 않아 많은 환자가 단순노화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증상발현 후 2년 내에 치료받지 않으면 약 50%가 사망하는 중증질환이다. 따라서 뚜렷한 증상이 없어도 평소와 달리 숨이 차거나 흉통이 느껴지면 검사받는 것이 좋다.

김미정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을 고령자만 걸리는 병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판막에 압력이 많이 가해지는 고혈압, 비만, 만성콩팥병 역시 판막퇴행을 촉발한다”고 설명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근본치료법은 병든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과거 대동맥판막협착증치료는 가슴을 열어 직접 대동맥을 절개, 판막을 교체했다. 하지만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의 경우 전신마취, 회복의 어려움, 개흉수술 후 합병증 발생가능성 등으로 매우 부담스러운 수술이었다. 

다행히 TAVI시술이 등장하면서 절개 없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TAVI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인공판막으로 대체하는 시술이다. 시술시간은 1시간 정도이며 합병증 발생가능성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최익준 교수는 “TAVI시술은 가슴절개 없이 허벅지부위를 작게 절개해 동맥으로 카테터를 넣은 후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라며 “따라서 판막석회화를 포함 환자상태를 고려해 외과, 마취과 등 다학제팀과 협의 후 TAVI시술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예방책 ‘심장초음파검사’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노화증상과 비슷하다. 심지어 증상이 없을 수도 있는데 간단한 심장초음파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김미정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노화로 인한 증상과 구분이 어렵고 환자에 따라 무증상기간이 꽤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치료시기를 놓친다”며 “시술받았어도 다른 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심장초음파검사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 인증기관이란?

TAVI시술은 경험·인력·시설·장비 등에 대한 요건을 충족해 보건복지부 승인을 받은 기관만 시행할 수 있다. 인증조건은 ▲치료경험(연간 대동맥판치환술 10건 이상, 경피적혈관내 스텐트-이식설치술 10건 이상, 경피적관상동맥 중재적시술 100건 이상) ▲전문인력(심장혈관내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전문의료진) ▲시설 및 장비 등이다. 현재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등 총 45곳이 복지부 인증을 받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