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돌연사를 부르는 무서운 심장질환 ‘비대성심근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돌연사를 부르는 무서운 심장질환 ‘비대성심근증’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4.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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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멀쩡하게 함께 지내던 반려묘가 갑자기 돌연사한다면 그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 다뤄볼 ‘비대성심근증(HCM, Hypertropic Cardiomyopathy)’은 고양이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생각보다 많은 고양이가 앓고 있는 심장질환이기도 하다.

비대성심근증은 심장 근육의 한 부분 혹은 여러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특히 좌심실의 외벽과 좌심실과 우심실을 나누는 벽인 심실중격이 매우 두꺼워진다. 이로 인해 좌심실의 내부 공간이 좁아지게 되면서 좌심방의 혈액이 좌심실로 전부 들어가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좌심실에서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 기능에 문제가 생겨 충분한 혈액을 받지 못하면 전신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할 수 없게 된다. 또 좌심실로 넘어가지 못한 혈액이 폐에서 오래 머무르면 혈액 저류 현상이 발생해 울혈성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심장에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뒷다리로 흘러 주요 동맥을 막는 혈전색전증이나 좌심방의 압력 상승으로 폐동맥 혈압이 상승해 폐수종, 흉수와 같은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비대성심근증이 이러한 이차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때까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대성심근증은 우연한 계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고 반려묘에게 관련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게 되면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후다. 따라서 반려묘를 기르고 있다면 동물병원에서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비대성심근증은 심장근육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다하게 나오는 단백물질을 검사하는 proBNP검사를 통해 간단하게 측정해볼 수 있다. 비대성심근증이 의심된다면 확진을 위해 심장초음파를 진행하게 된다. 심장초음파검사 시 심장 상태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 심장 이완기에 좌심실 근육이 6mm 이상이면 비대성심근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 비대성심근증에 대한 예방법이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어 완치보다는 개선과 유지를 목표로 치료를 진행한다. 비대성심근증은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면 고양이가 충분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질환이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반려묘의 심장을 잘 관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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