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투명교정장치’의 진실, 아직도 속고 있나요?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투명교정장치’의 진실, 아직도 속고 있나요?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4.0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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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치과병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다 똑같은 치과로 판단되지만 사실 치과에도 다양한 진료과가 있습니다. 치과에는 11개 전문의 과목이 존재하는데 이번 2021년에는 진료과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내 치아가 아플 때 어느 진료과목을 찾아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많은 교정환자는 티가 안나게 예뻐지고 싶어 한다. 이에 최근 치아 밖에 교정용장치(이하 브라켓)를 붙이지 않고 치아 안쪽에 붙이는 ‘설측교정장치’와 브라켓을 붙이지 않는 ‘투명교정장치’가 개발됐다.

가장 유명한 설측교정장치로는 일본 TOMY회사의 ‘클리피-엘(Clippy-L)’과 3M회사의 ‘인코그니토’ 등이 있다. 설측교정장치는 심미적으로 좋지만 치아 밖에 붙이는 브라켓에 비해 교정기간이 매우 길다는 단점이 있다.

이유는 치아교정에서 가장 중요한 ‘회전력’과 ‘마찰력’이 치아 바깥에 브라켓을 붙이는 것보다 강도가 낮아서다. 또 설측교정장치의 경우 혀가 있어야 하는 공간에 브라켓이 지나치게 침범해 부정확한 발음과 혀에 상처가 난다. 따라서 심미적인 부분을 위해 설측교정을 하는 경우 길어진 치료기간과 지나친 불편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최근에는 치아에 브라켓을 붙이지 않고 투명한 교정장치를 이용해 치아이동을 할 수 있다는 ‘투명교정장치’에 관한 연구와 관심이 증가했다. 투명교정장치로 가장 유명한 것은 미국에서 개발한 ‘인비절라인’이 있다. 하지만 투명교정장치는 마찰력과 회전력 모두 예측불가능하다는 설측교정장치보다 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많은 환자가 투명교정장치는 치아에 브라켓을 안 붙여도 된다고 오해한다. 물론 투명교정장치는 치아에 브라켓을 붙이지 않는다. 하지만 회전력을 만들어주기 위해 치아색의 레진을 치아표면에 덕지덕지 붙인다. 따라서 절대로 티가 안나는 교정이 아니며 생각보다 티가 많이 난다.

또 치아를 움직이기 위해 회전력을 주는 것이 필요한데 투명교정장치는 회전력이 브라켓-철사 시스템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 따라서 입술을 넣기 위해 작은 어금니를 빼고 치아를 교정하는 ‘발치교정’환자에서는 투명교정을 추천하기 어렵다.

일부 회사에서는 마케팅을 위해 발치교정에도 투명교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임상실험 수준이다. 만일 당신이 임상실험의 대상이 되기 싫다면 좀 더 현명한 교정방법을 선택해야한다.

치과의사로서 부끄럽지만 투명교정장치 마케팅은 도를 넘을 때가 많다. 인비절라인은 미국에 내는 가공비만 200만~400만원 내외의 고가의 치료다. 인비절라인을 매우 많이 하는 치과도 10~15%정도 할인받는 수준이다. 따라서 인비절라인을 비정상적으로 광고하는 치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인비절라인으로 광고하고 인비절라인 같은 다른 교정장치를 권유하는 치과도 피해야한다.

치아를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회전력과 마찰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현재 대한민국 교정의 큰 흐름은 자가결찰브라켓이다. 적당한 회전력을 주기 위해서는 치아 밖에서 치아에 회전력을 주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며 심미적인 이유로 설측에 교정하는 경우 치아에 회전력을 주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교정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또 치아에 브라켓을 붙이지 않기 때문에 심미적이라고 주장하는 투명교정장치는 생각보다 치아에 레진을 많이 붙이기 때문에 발치교정에는 아직 추천할 수준이 아니다.

치아교정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따라서 단기간에 교정을 끝낼 수 있다는 광고문구에 현혹돼 치아를 망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치아는 한 번 망가지면 되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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