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검사서 헬리코박터균…당장 치료해야하나요?
위내시경검사서 헬리코박터균…당장 치료해야하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4.15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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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보균자 제균치료 X…치료 대상 따로 있어
유산균음료론 제균 불가…항생제치료 필수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후 치료상담 필요
헬리코박터균은 전 세계 인구의 약 반 이상이 감염될 정도로 흔하지만 모든 보균자가 치료를 받아야하는 건 아니다.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TV광고를 통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 세계보건기구(WHO)가 위암의 발암인자로 규정하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든 보균자가 제균치료(위 내 존재하는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는 것)를 받을 필요는 없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후 치료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입으로 전염…한국 식문화도 영향

헬리코박터균은 강한 산성을 띠는 위 내에서 살아가는 특이한 세균이다. 한 번 감염되면 수년 또는 일생 동안 감염이 지속되고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알려졌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의 감염률은 약 50%로 높은 편이다. 감염경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보통 입을 통해 전염된다고 알려져 음식을 나눠 먹고 술잔을 돌리는 등 우리나라 특유의 식문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시경검사 등으로 감염여부 파악

헬리코박터균 감염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크게 혈액검사, 내시경검사, 요소호기검사가 있는데 이 중 혈액검사는 가장 간단하지만 정확도가 낮은 것이 단점이다. 내시경검사는 위까지 내시경을 삽입해 조직을 채취한 뒤 신속 요소분해효소검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적어도 20분에서 하루 정도 지나야 감염여부를 알 수 있다. 요소효기검사는 간단하게 튜브를 통해 숨을 내쉬게 한 뒤 그 공기를 모은 후 검사하는 방법이다.

유산균음료로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을 위해서는 위산억제제와 두 종류의 항생제를 함께 복용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확한 검사 후 치료 필요한 환자만 권장 

만일 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되면 당장 치료해야할지 걱정부터 앞설 것이다. 하지만 보고된 바로는 균을 가진 사람 중 약 15%에서 위궤양과 위염이 발생하고 1% 미만에서 위암이 발생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높아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까진 위암의 직계가족력이 있거나 위점막에 만성염증이 있는 경우에서 위내시경검사 후 제균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들에 한해 제균치료를 권장한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우 교수는 “더불어 위, 십이지장궤양 환자들에게 제균치료를 하면 궤양의 치유속도가 빠르고 재발률이 월등히 감소한다고 보고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환자, 위림프종환자, 조기위암의 내시경절제술 후, 특발성혈소판감소성자반증환자들은 반드시 치료받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생제치료 필수…유산균음료로 제균 X

익숙한 광고 때문인지 유산균음료를 통해서도 헬리코박터균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약물치료가 필수다. 유산균음료 속 유산균은 헬리코박터균 일부를 억제할 순 있어도 없앨 순 있는 건 아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일반적으로 3가지 약물을 함께 사용해 제균한다. 위산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프로톤펌프억제제와 두 종류의 항생제를 1~2주간 복용하는데 보통 이렇게 1주일 하면 약 70%, 2주 복용하면 80% 정도 치료할 수 있다.

다만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설사, 무른 변, 쓴맛, 금속 같은 맛 등이며 발진, 두드러기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이승훈 교수는 “부작용이 아주 심하지 않다면 정해진 기간 약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나 견디기 힘들 정도라면 중단 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며 “부작용은 약 복용을 마친 후 1~2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소실된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약제를 복용한 후 제균치료가 되지 않았다면 약제를 바꿔서 2차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며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는 검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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