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기간 아닌데 출혈? ‘자궁내막암’ 의심해야!
생리기간 아닌데 출혈? ‘자궁내막암’ 의심해야!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1.04.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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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및 식생활변화로 자궁내막암환자 ↑
3기이상 재발률 높고 예후불량…조기진단必
로봇수술, 합병증 최소화해 삶의 질 높여
자궁내막암은 산부인과 암 중 2위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임신·출산을 하지 않는 사회적흐름으로 자궁내막암환자가 증가추세라고 설명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궁내막암은 산부인과 암 중 2위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임신·출산을 하지 않는 사회적흐름으로 자궁내막암환자가 증가추세라고 설명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리기간이 아닌데 또는 폐경인데 ‘질 출혈’이 나타나면 의심해야하는 암이 있다. 바로 ‘자궁내막암’이다.  

자궁내막은 임신 시 태아가 착상되는 자궁의 가장 내측 벽을 구성하는 조직으로 생리할 때 탈락돼 혈액과 함께 나오는 부위기도 하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바로 이 자궁내막에서 생긴 암으로 자궁체부(몸통)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1999년 727명이던 자궁내막암환자는 매년 꾸준히 늘어 2018년에 3182명을 기록했다. 이는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가운데 10위로 산부인과에서 다루는 암 가운데서는 자궁경부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임신·출산경험無 여성, 젊은 비만여성 고위험군

전문가들은 자궁내막암환자의 증가추세를 임신과 출산하지 않는 여성이 점차 많아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자궁내막암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어 이런 추세가 자궁내막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자궁내막암은 대부분 여성호르몬 중에서도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에스트로겐 노출기회가 많아지거나 노출기간이 길어지면 자궁내막암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즉 이른 나이에 초경을 하거나 반대로 폐경이 통상적인 나이보다 늦어지는 경우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더 많이, 오래 받게 되기 때문에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반면 임신과 출산으로 에스트로겐과 반대로 작용하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영향을 받게 되면 자궁내막암 발생위험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임신,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은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서구화된 식생활도 영향을 끼친다. 국내에도 비만인구가 늘고 있는데 비만, 당뇨병,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는 경우 자궁내막암 위험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암의 평균 발병연령은 60대 초반인데 최근에는 젊은 비만여성에서도 자궁내막암이 늘고 있다. 이밖에도 유방암환자가 흔히 처방받는 타목시펜이라는 호르몬제도 장기 복용 시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1기 생존율 95%…조기진단 매우 중요해 

모든 암이 그렇듯 진단 당시 병기가 초기면 예후가 좋고 이미 진행된 후 발견됐다면 예후가 좋지 않다. 자궁내막암도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전체 자궁내막암의 약 80%정도는 1기에 진단된다. 1기에 진단되면 5년 생존율은 약 95%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내막암을 구성하는 세포유형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 같은 1기라도 자궁내막양세포 유형은 예후가 좋지만 장액성 혹은 투명세포 유형일 경우는 1기라도 재발율이 30~40%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전체 자궁내막암의 약 20%정도는 3기 혹은 4기에 진단되는데 이 경우는 재발율도 높고 예후도 불량해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홍진화 교수는 평소와는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부정출혈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암일 수 있어 반드시 부인과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홍진화 교수는 평소와는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부정출혈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암일 수 있어 반드시 부인과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로봇수술, 합병증 최소화해 환자만족도 ↑

자궁내막암의 표준치료방법으로 림프절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림프절 절제 시 신경, 미세혈관, 요관 등 주변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로봇을 이용하면 수술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합병증 최소화가 중요하다. 특히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보다 우수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 부인과수술에서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홍진화 교수는 “기존의 3~4개의 구멍을 이용해 진행하는 로봇수술과 달리 최근에는 구멍 1개만을 이용해 자궁내막암을 수술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이 경우 배꼽부위에 구멍 하나만을 뚫고 진행되기 때문에 출혈, 통증이 적고 빠른 회복과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최소 1년에 한 번, 산부인과에서 자궁건강 확인해야

상당수의 자궁내막암이 대부분 초기에 발견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발병 초기에 질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생리주기가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생리가 불규칙할 때가 있다. 또 폐경 여성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피가 비쳐 병원을 방문해 초음파검사와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했더니 암을 진단받는 경우도 많다.

홍진화 교수는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부정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부인과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암으로 아직 진행은 안 됐지만 전암병변인 자궁내막증식증이 있어도 질출혈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수술이 아닌 약물치료만으로도 자궁내막암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출혈이 있을 때는 물론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1년에 한 번은 부인과진찰 및 초음파검사를 통해 자궁건강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처럼 효과적인 선별검사나 백신이 아직 없다. 단 질환 초기에 비정상적인 출혈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간과하지 말고 부인과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식이조절 및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지나친 고칼로리음식 섭취를 피하고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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