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험 후 접종해도 백신효과 떨어지지 X
HPV백신, 정기검진으로 적극 예방 나서야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예방접종주간’. 전 국민의 관심이 코로나19 백신에 쏠려 있지만 놓치고 있는 다른 예방접종은 없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특히 젊은 여성에서도 흔한 자궁경부암은 백신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여기에 정기검진을 놓치지 않는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지만 관련 정보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원인 명확한 자궁경부암…예방법도 확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ollomavirus, 이하 HPV) 감염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암에 비해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명확한 원인이 있는 것이다.
사실 HPV는 여성 10명 중 8명이 일생에 한 번 이상은 감염될 만큼 흔한 바이러스다. 하지만 그 종류만 해도 200가지가 넘으며 이 중 HPV16·18형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꼽힌다.
다행히 HPV16·18형 바이러스는 HPV백신으로 차단할 수 있다. 권장접종연령은 9~26세 여성이며 만 12세 여성청소년은 국가가 지원하는 무료접종대상이다.
하지만 30~40대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HPV는 성관계로 주로 전염, 성경험 전 예방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미 성경험이 있다고 해서 백신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주원덕 교수는 “HPV백신은 성경험 여부와 상관없이 만 9세 이상이면 접종할 수 있고 성경험으로 특정 유형의 HPV에 노출됐더라도 백신접종을 통해 다른 유형의 HPV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발된 9가백신, 45세까지 적응증 확대
현재 접종 가능한 HPV백신은 세 종류로 각각 다양한 HPV바이러스 유형을 예방한다. 그 개수에 따라 2가, 4가, 9가로 나뉘며 성인은 총 3회 접종, 12세 이하는 2회 접종을 권고한다(2가·9가백신 : 0, 2, 6개월, 4가백신 : 0, 1, 6개월).
2가백신은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인 HPV16·18형을 차단하며 4가백신은 이 두 가지 바이러스에 생식사마귀를 유발하는 HPV6형·11형을 추가로 더 차단할 수 있다. 9가백신은 4가백신이 차단하는 유형에 5가지 HPV유형(31·33·45·52·58형)을 더 차단한다.
주원덕 교수는 “특히 9가백신인 가다실 9은 미국, 유럽 등에 이어 우리나라도 지난해 45세까지 적응증을 확대한 바 있다”며 “따라서 30~40대 여성도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를 위해 HPV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기검진도 꼭…30세 이후부턴 HPV검사도 함께
HPV백신 접종과 함께 자궁경부암 정기검진도 놓치지 않아야한다. 가장 기본검사는 자궁경부세포검사. 현재 국가암검진에 따라 만 20세 이상부터는 2년마다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검사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 세포의 이상변화를 볼 수 있을 뿐 HPV를 직접 찾아내는 검사는 아니다. 실제로 자궁경부세포검사의 진단 위음성율(환자는 질환을 갖고 있는데 세포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보고될 확률)은 적게는 10% 미만, 많게는 40% 이상까지 보고됐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직접적으로 HPV감염여부를 알 수 있는 HPV검사를 함께 받아야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30세 미만은 자궁경부세포검사결과가 크게 불명확하지 않은 이상 HPV검사를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30세 이후부터는 자궁경부세포검사와 함께 HPV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