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황제의 약’ 공진단·경옥고, 현대인 필수템
[특별기고] ‘황제의 약’ 공진단·경옥고, 현대인 필수템
  • 이혁재 함소아한의원 압구정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4.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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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재 함소아한의원 압구정점 원장

누구나 공진단과 경옥고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경옥고는 동의보감에 첫 번째로 기록될 만큼 중요한 처방이다. 노인을 아이로 만들고 흰 머리를 검게 하며 치아가 다시 나고 움직임이 달리는 말처럼 바뀐다고 다소 과장해 표현했다. 공진단은 중국 원나라 명의였던 위역림(危亦林)이 지은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에 소개된 처방이다. 위역림이 황제 영종에게 바친 뒤로 ‘황제를 위한 약’이라고도 불린다.

경옥고 하면 영조와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를 빼놓을 수 없다. 영조는 허약하게 태어났지만 조선시대 왕 27명의 평균수명 46.1의 두 배 가까운 83세까지 살았다. 또 승정원일기에는 무려 358번의 경옥고처방이 기록돼 있는데 영조에게 무려 251회가 처방됐다(인조 3회, 효종 1회, 현종 3회, 숙종 22회, 경종 11회). 경옥고가 영조의 장수비결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경옥고에 들어가는 약재는 지황, 인삼, 꿀, 복령 등이다. 이들 약재를 뽕나무장작에 사흘 밤낮으로 정성껏 달이면 ‘아름다운 구슬’이라고 불리는 ‘경옥(瓊玉)’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처럼 경옥고는 끈기를 길러준다. 체력이 약해 금세 지치는 사람에게 도움 되는 처방이다.

조선시대 왕들은 공진단도 복용했다. 특히 정조와 순조가 자주 찾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생명의 위협,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공진단을 필요로 할 때가 많았다. 공진단은 바쁜 일정에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우울, 피로, 통증 등으로 몸과 마음이 벅찰 때 효과적이다. 공진단에 들어가는 약재는 사향, 녹용, 산수유, 당귀 등이다. 이 약재들은 스트레스로 뜨거워진 머리를 식혀주고 체력이 쇠한 몸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왕들이 사랑한 경옥고와 공진단. 사실 이 처방은 현대인에게 더 많이 필요하다. 경옥고는 날 때부터 허약체질이나 평소 체력이 떨어졌을 때 필요하다.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을 때, 푹 자도 몸이 가벼워지지 않을 때 도움이 된다. 또래보다 몸이 약해 조금만 놀거나 공부해도 금방 지치는 아이들, 일과 육아로 힘든 엄마·아빠, 떨어지는 체력으로 하루하루 힘겨운 어르신들에게 추천한다.

공진단은 시간을 일분일초 쪼개 쓰면서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장기간 시험공부에 지친 수험생들에게 깔딱고개를 넘길 수 있는 처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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