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희망은 있다] ⑦면역항암제 개발… 4기 폐암환자 장기생존율 향상시켜
[폐암, 희망은 있다] ⑦면역항암제 개발… 4기 폐암환자 장기생존율 향상시켜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5.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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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혜련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교수

국내 암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현재 매년 25만명 이상이 암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종이 바로 ‘폐암’이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NSCLC)과 소세포폐암(SCLC)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비소세포폐암이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다행히 면역치료제 등 의료기술의 발달로 폐암 5년 상대생존율은 32.4%로 증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급여영역에 속해 있어 효율적인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김혜련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교수와 만나 면역항암제에 관해 알아봤다.

김혜련 교수는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면역항암제가 4기 폐암환자의 장기생존을 가능케 해준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비급여 영역이지만 4기 폐암환자의 장기생존율을 위해서는 개선돼야할 사항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혜련 교수는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면역항암제는 4기 폐암환자의 장기생존을 가능케 해준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비급여 영역이지만 4기 폐암환자의 장기생존율을 위해서는 개선돼야할 사항이다”라고 강조했다.

- 폐암환자의 장기생존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암은 수술 후 5년간 추적관찰을 통해 암이 발견되지 않으면 완치로 판정한다. 하지만 폐암은 암이 이미 진행된 3, 4기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60% 이상이라는 점, 재발이 잦은 점 등 5년 생존율을 입에 담을 수 없었다. 그중 4기 폐암에서는 5년 생존율을 자체를 예측할 수 없었다. 실제로 2016, 2017년도 데이터를 보면 4기 폐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8.9%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의 개발로 5년 생존율이 증가했다.

- 면역항암제에 관해 설명 부탁한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치료제 또는 면역관문억제제라고도 불리는데 2018년 면역기전을 밝혀낸 연구자가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기존항암치료(방사선요법,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는 DNA 또는 암세포를 발현하는 특정 돌연변이유전자 또는 변형된 단백질을 공격한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의 잠재력을 깨워 암세포를 간접적으로 공격하고 암 주변의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하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장기간 유지되고 부작용도 적다.

- 면역항암제는 효과가 좋지만 반응률이 낮다고 들었다.

면역항암제를 1·2차 치료 중 어느 단계에 사용하는지에 따라 치료반응률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여러 임상을 통해 효과가 있으면 1차 치료제로 사용한다. 즉 면역항암제가 1차 치료제로 허가되지 않으면 2차 치료제로 사용한다. 이때 면역항암제 중 펨브롤리주맙(제품명 : 키트루다)을 2차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전체 환자 중 30%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펨브롤리주맙은 면역항암제의 지표가 되는 PD-L1 단백질의 발현율이 50%이상인 환자에게 단독치료 시 항암화학요법 대비 2배 이상 높은 전체 생존율과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다.

- 최근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4기 폐암에 관한 연구자료가 발표됐다.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는 면역항암제가 4기 폐암환자의 장기생존을 가능케 해준다는 연구인 만큼 의의가 크다. 연구는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을 4기 폐암환자에게 사용, 4년간 장기추적했기 때문에 충분한 신뢰성을 갖는다. 연구결과 펨브롤리주맙과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은 기존의 표준치료인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전체 생존기간을 2배 이상 연장시켰고 환자 사망위험률(0.6)을 40% 낮췄다. 보통 사망위험률이 0.8인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또 대부분 표적항암제는 투여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존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였던 환자군 중 80.4%가 4년간의 추적기간 동안 생존, 장기생존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면역항암제 개발 전 표적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했던 환자군에서 이렇게까지 오랜 치료반응을 유지한 만큼 의미가 있다.

- 유의미한 연구결과지만 국내에서 면역항암제 1차 치료는 비급여다. 면역항암제 1차 급여화에 관해 전문가 입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효과가 우수한 약제를 1차 치료제로 먼저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유는 폐암환자 10명이 1차 치료를 시작한다고 가정할 때 2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는 6~7명밖에 되질 않는다. 이후 3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는 다시 절반으로 줄어든다. 결국 1차 치료로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를 사용해야 폐암환자의 전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종양내과 의료진이 참고하는 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도 업그레이드됐다. 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은 1차 치료제로 가장 높은 권고 등급인 ‘카테고리 1’ 중에서도 ‘선호요법’으로 우선 권고됐다. 또 펨브롤리주맙과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요법 역시 PD-L1 발현과 관계없이 1차 치료제로 ‘카테고리 1’에서도 ‘선호요법’으로 등재됐다. 종합하면 현재 펨브롤리주맙의 1차 병용요법 2가지와 단독요법 1가지가 NCCN가이드라인에서 가장 권고되는 용법으로 등재돼 있다.

- 4기 폐암환자가 펨브롤리주맙을 1차 치료제 사용하는 특정 조건이 있는지.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은 면역항암제 지표인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단독요법은 사전에 PD-L1 발현율이 50% 이상에 해당되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환자 중 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으로 3주 1회, 6주 정도 사용한 결과 엑스레이상에서 암이 많이 사라질 정도의 치료반응을 보였다.

- 효과가 좋은 항암제지만 내성과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하지만 다른 항암제와 비교해 부작용이 적다. 이는 약의 기전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부발진, 갑상선감소증, 일시적인 폐렴 등 자가면역질환과 비슷한 부작용이 발견되만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또 내성 역시 발현될 수 있는데 이때 내성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다. 1차적으로 약의 효과가 없어지는 내성인데 면역항암제는 일반 항암제와 동일하지만 발현시점이 늦다. 또 치료반응이 없어 1년 이내에 재발되는 경우도 내성이라고 표현하는데 면역항암제도 내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성이 있는 중에도 표적항암제나 일반항암제와는 다르게 장기생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 3~4기 폐암환자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폐암은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암이 많이 진행된 3~4기에 처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면역항암제처럼 좋은 치료제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이런 약제들이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임상연구 등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점을 잘 활용하면 기대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희망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처럼 병을 이길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좌절하지 말고 더 열정적으로 병마를 이겨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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