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엄마와 두 아이 모두 살렸다
고대안암병원, 엄마와 두 아이 모두 살렸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5.0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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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위험쌍둥이 분만중 수술 성공…7개과 전문의 힘 합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지원사업기관으로서
고위험임산부 안전한 출산 및 신생아 건강증진 주력
산모 A씨와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 안기훈 교수는 “산모와 아이들이 잘 회복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대안암병원이 탄탄한 다학제협진을 기반으로 한 태아가 목에 거대종괴를 가진 초고위험쌍둥이산모의 분만 중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대안암병원에 따르면 쌍둥이를 임신한 A씨는 쌍둥이 중 한 명의 목에서 5cm의 혹이 발견, 임신 29주째 고대안암병원을 찾았다. 2주 후 임신 31주차에 진통이 시작됐지만 이대로 출산하게 되면 혹이 있는 아이는 분만 후 숨을 쉴 수 없어 곧바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출산을 계획하고 담당한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는 태반이 연결된 상태에서 시술을 하는 EXIT시술(Ex Utero Intrapartum Treatment)을 계획했다. 이 시술은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한 뒤 아이와 산모가 태반과 탯줄로 연결돼 있는 상태에서 기도삽관을 통해 아이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번 분만에는 안기훈 교수 외 신생아를 담당한 소아청소년과 허주선·조한나 교수, 두경부외과를 담당한 이비인후과 백승국 교수, 그리고 수술과정 전반에 걸쳐 마취를 주관한 마취통증의학과 최성욱 교수, 영상의학과 오세린 교수, 유성혜 교수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의 일곱 명이 투입도 힘을 합쳤다.

먼저 두경부외과 백승국 교수는 혹의 위치나 크기로 인해 기도삽관이 불가능한 상황을 대비, 즉시 응급수술이 가능하도록 옆 수술실에서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허주선·조한나 교수는 기도삽관을 통해 성공적으로 산소를 공급했고 마침내 두 아이는 모두 건강하게 태어났다. 아이는 추후 두경부외과 백승국 교수에게 정밀 검사와 필요 시 혹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안기훈 교수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초고위험 분만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진행돼 현재 산모와 아이들 모두 건강하다”며 “혹이 있는 아이가 위치상 먼저 분만을 해야 해서 나중에 분만할 아이까지 마취제의 영향을 과하게 받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지만 각 분야 전문의 교수님들이 힘을 합쳐주신 덕에 큰 탈 없이 분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허주선 교수

허주선 교수는 “태아 MRI상으로는 혹이 기도 자체를 누르고 있는 양상이었기 때문에 출생 직후 기도삽관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기도삽관이 성공했고 이를 통해 조기에 심박수와 호흡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흔치 않은 소생술이었지만 사전에 모든 가능성을 함께 논의하고 대비한 다학제적인 협진을 통해 여러 진료과가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대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위험한 순간도 많았지만 안기훈 교수님을 비롯해 고대안암병원 의료진분들이 상황에 맞게 빠른 처치를 해주시고 세심하게 보살펴주신 덕에 건강하게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밝고 건강한 아이들로 잘 키우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고대안암병원은 2019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지원사업기관으로 선정된바 있으며,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집중치료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산모 대상 강좌, 지역병의원과의 긴밀한 협력 시스템 등을 통해 서울 동북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 증진을 위해 힘쓰며 고위험 임산부들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을 받아 안전한 출산을 맞이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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