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빨간불 폐경기…‘폐 기능’도 확연하게 감소
건강 빨간불 폐경기…‘폐 기능’도 확연하게 감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5.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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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진행과정서 폐 기능 이상 유병률↑
운동과 정기검진으로 폐 건강도 챙겨야

과다해지거나 부족하면 문제지만 여러모로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여성호르몬. 이에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는 폐경기에는 건강관리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에스트로겐이 혈관 보호작용을 해서 폐경 전 남성에 비해 낮던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병위험이 폐경기에는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폐경기 여성은 혈관건강뿐 아니라 폐 건강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강북삼성병원 류승호 코호트연구센터 소장과 삼성서울병원 박혜윤 호흡기내과 교수, 조주희 임상역학연구센터장, 존스홉킨스대학 홍연수 박사 공동 연구팀이 국내 폐경기 여성 4만3822명을 대상으로 폐경 이행과정에 따른 폐 기능변화를 추적관찰한 결과, 폐경 진행과정에서 폐 기능이 확연하게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65세 이하 여성을 대상으로 ▲폐경 초기 ▲폐경 후기 ▲폐경 이후 등에 따라 폐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그 결과 폐경 이전과 비교 시 폐 기능 이상 유병률은 폐경 초기 1%에 머물다 후기에 접어들면서 13%로 커졌다. 폐경 이후 이러한 경향은 다소 완화되긴 했어도 여전히 폐경 이전보다 폐 기능 이상 유병률은 10% 더 높았다.

폐경기에는 호르몬변화로 인해 몸에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경각심을 갖고 건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폐 기능을 평가하는 세부 항목에서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제한성 환기 장애(폐의 유연성이 떨어져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는 능력이 저하된 상태) 유병률은 폐경 이전에 비해 폐경 초기엔 2%, 후기엔 18%, 폐경 이후엔 1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한성 환기 장애의 유병률이 높다는 것은 폐활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으로 나이 들어서 생기는 폐활량의 감소속도가 폐경기 동안 더 빨라졌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폐경 이외 폐 기능에 영향을 줄 만한 별다른 요인이 없었는데도 폐경 그 자체로 폐 기능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주원인을 호르몬변화로 지목했다. 여성호르몬의 한 종류인 에스트라디올은 일반적으로 항염증작용을 하는데 폐경 진행과정에서 에스트라디올수치는 떨어진 반면 난포자극호르몬은 증가하면서 폐조직의 염증을 불러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염증지표 중 하나인 반응고감도 C-반응단백(hsCRP)수치 역시 폐경 이전과 초기보다 폐경 후기, 폐경 이후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여성호르몬은 비만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폐경기에는 복부비만 위험도 높아진다. 이에 연구팀은 복부비만이 심해져 흉부와 횡격막의 움직임이 제한돼 숨쉬기 더 어려워지는 것도 폐 기능이 나빠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폐경은 자연스런 인체의 변화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 슬기롭게 넘어가야 한다”며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정기검진을 통해 폐경기에는 폐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Menopause’(The Journal for The 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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