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보양하는 네 가지 대표 한약, 어떻게 고를까
몸 보양하는 네 가지 대표 한약, 어떻게 고를까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5.17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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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한약은 질병치료가 목적...건강 과신 말고 평소 적극 관리해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무엇보다 운동, 식습관은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영양제 등 약제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최근 들어 이전부터 몸을 보해주는 효능을 가진 각종 한약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특히 공진단과 경옥고, 우황청심원, 쌍화탕 등은 대중에게 매우 친숙한 약제다. 단 그만큼 각 약제들의 정확한 효능을 알고 있어야 내 몸에 알맞은 것을 선택하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동국대일산한방병원 임성우 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임성우 원장은 “보약도 건강할 때 먹어야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조절로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본래 질병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져

임성우 원장에 따르면 사실 처음부터 ‘보양제’로 만들어진 한약은 없다. 질병치료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약제 중 보양기능이 입증된 것들이 ‘한방보양제’라는 개념으로 대중화됐다고. 면역기능 향상, 대사기능 활성화 등의 기능을 가진 공진단, 경옥고, 우황청심원, 쌍화탕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어떤 환자들에게 필요할까. 임성우 원장은 “기저질환자의 경우 각종 감염병에 취약한데 이때 한방약제로 면역체계를 정상화시키고 체력을 보강할 수 있다”며 “오랫동안 한방약제가 질병치료를 위해 사용된 만큼 처방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큰 수술을 앞두고 체력보충이 필요한 환자, 수술 후 회복기간에 식사가 어려워 영양섭취가 어려운 환자들도 기력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암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임성우 원장은 “환자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투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암치료 중 백혈구수치가 떨어지면 다음 항암제 투여까지 회복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공진단, 경옥고 등을 복용해 떨어진 백혈구수치를 빠르게 회복하고 체력을 보할 수 있다는 것. 또 항암치료 중 발열이 있거나 기력저하로 음식섭취가 힘든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단 과민반응이 일어나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한다.

임성우 원장은 “▲감염성질환으로 38도 이상의 발열이 있는 경우 ▲혈압강하제를 먹어도 혈압이 내리지 않거나 2기 이상의 고혈압환자들의 경우 보약을 신중하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몸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네 가지 한약

공진단=공진단은 중국 의서 세의득효방에 황제에게 바친 약이라고 기록돼있다. 그만큼 황제가 빨리 건강해지길 바라는 신하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귀한 약이다. 사향, 녹용, 당귀, 산수유 네 가지 약재로 만들어진다.

특히 사향은 구하기 힘들고 값비싸 함량에 따라 공진단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약재다. 수컷 사향노루의 사향샘을 말린 것으로 막힌 혈을 뚫어 혈류를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 녹용, 당귀, 산수유와 함께 원기회복과 피로해소를 도와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 허약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경옥고=경옥고는 ‘보혈(혈액생성)’과 ‘보음(음기보충)’ 역할을 한다. 본래 과거에는 폐의 진액을 보충하고 허열(몸이 허약해서 나는 열)을 제거해 지금의 폐결핵인 노채병, 만성호흡기질환 등의 치료에 쓰였다. 인삼, 생지황, 백범용, 꿀로 만든다.

임성우 원장은 “체격이 마르고 기관지가 약하면서 식사량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어울리는 처방”이라며 “보혈기능을 해 빈혈이 있을 때도 도움이 되는데 실제 빈혈환자들이 경옥고를 복용하면 혈색소수치가 올라가는 것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공진단은 원기회복과 피로해소를 돕고 경옥고는 혈액을 생성하고 음기를 보충하는데 좋다. 또 우황청심원은 중풍으로 인한 마비나 신경불안에 처방되며 쌍화탕은 심한 피로나 탈진 완화, 허약체질 보강에 도움이 된다.

▲우황청심원=시험과 면접을 앞두고 청심원 복용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청심원은 원래 중풍으로 인한 마비나 신경불안에 처방된 약이다. 특히 주 약재인 우황은 어혈을 강하게 풀어주고 몸을 뜨겁지 않게 해준다. 몸이 뜨거우면 안구통증, 두통, 불면증, 고혈압 등 심장질환 또는 뇌질환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치료하는 것이다.

임성우 원장은 “우황청심원은 뇌신경계에 작용하는 약이기 때문에 긴장과 불안을 완화하고 안정을 줄 수 있다”며 “실제로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을 앞둔 경우 청심환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미리 먹어보고 부작용이 없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쌍화탕=자양강장제로 우리에게 익숙한 쌍화탕. 본래 기와 혈을 보충하는 데 처방된 약이다. 심한 피로나 탈진 완화, 허약한 체질을 보강하는 데 쓰였다. 쌍화탕의 주 재료는 숙지황이다. 숙지황은 지황을 쪄서 만든 것으로 9번 반복한 것을 ‘구지황’이라 하고 이때 가장 약효가 크다.

■함량·안전·유통기한 잘 살펴야

최근에는 한방약이 대중화되면서 처방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와있다. 임성우 원장은 한방약을 고를 때 원재료의 함량, 안전성을 잘 살펴야하며 특히 생약이기 때문에 유통기한과 제조일자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복용 후 이상반응이 보일 경우 바로 전문의와 상담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환자들은 약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눈으로 보기 어려운 탓에 불신도 생길 수밖에 없다. 한약제 제조과정과 시설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기자가 직접 12층의 탕전실에 방문했다. 그 결과 동국대일산병원 탕전실은 시설, 위생상태, 조제 및 보관 등을 까다롭게 관리하는 한편 약재도 밀봉돼 신선하게 보관하고 있었다. 

한약을 처방받을 때 안전하고 위생적인 시설에서 만들어지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은 동국대일산한방병원 탕전실.

임성우 원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의약품시험연구원 등에서 인증 받은 약재를 사용해 한약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며 “특히 다른 기관보다 평균적으로 약 1.2배 많은 사향을 넣어 공진단을 만든다”고 말했다.

■건강 과신 말고 평생 관리해야

한편 임성우 원장은 “본인의 건강을 과신하지 말라” 강조한다. 건강은 절대 과신해선 안 되며 이것이 과신으로 이어지면 내 몸의 질병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오히려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우 원장은 건강할 때 보약도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으니 올바른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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