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만만히 보면 안 되는 변비, 수술할 수도 있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만만히 보면 안 되는 변비, 수술할 수도 있어요!
  • 김담 고래동물병원 외과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8.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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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담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외과원장

얼마 전 중국에서 한 남성이 변비를 치료하려고 장어를 항문으로 넣었다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당사자가 얼마나 불편했으면 그렇게 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변비는 인구 10명 중 2명이 겪을 만큼 흔하다. 그렇다면 반려동물들은 어떨까.

반려동물도 변비에 걸릴 수 있다. 변비가 발생하면 ▲밥을 잘 먹지 않음 ▲구토 ▲무기력증 ▲변을 며칠에 한 번 봄 ▲변을 볼 때 비명을 지름 등 의 증상을 보인다. 변비가 심해 배설이 어려울 땐 관장으로 변을 제거해야 한다. 

변비는 개와 고양이 모두 걸릴 수 있는데 고양이에게 더 잘 발생한다. 고양이 변비의 가장 큰 원인은 수분부족이다. 고양이는 습성상 물을 많이 마시지 않고 건사료를 주로 먹기에 변비에 걸리기 쉽다. 화장실이 불편해서 배변을 참다가 변비에 걸릴 수도 있고 통증 때문에 변비가 생길 수도 있다. 배변하기 위해서는 자세를 잡고 복부에 힘을 줘야 하는데 허리가 아프거나 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자세 잡기가 어려워서 배변을 하지 못해 변이 남게 되고 쌓여서 점점 크고 딱딱하게 변한다. 

음식물은 위, 소장을 거쳐 대장을 지나면서 남은 영양분과 수분이 흡수된다. 그런데 변이 오랫동안 배출되지 않고 정체되면 점점 더 마르고 딱딱해져 배변이 더 어려워진다. 심할 땐 대장 부위에서 특히 결장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대변의 지속적인 팽창으로 장 근육의 신경에 변화가 생겨 무력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장운동을 통해 배설까지 이어지는 장의 기능을 잃고 변이 쌓여 거대해지는 거대결장이 생길 수도 있다.

변비 초기에는 내과적인 처치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음수량관리나 습식사료로 몸에 수분을 보충하고 변을 부드럽게 해주는 약이나 장의 운동성을 유지해 주는 약으로 관리해 볼 수 있다. 통증 때문에 변을 못 볼 땐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개선되지 않으면 탈수 교정을 하고 대변연화제를 이용해 관장을 시도해 본다. 변이 나오지 않을 땐 손으로 제거할 수 있는데 이때는 고통이 심해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한번 변비에 걸리면 반복적으로 재발하기 쉬운데 장의 기능을 잃고 무력증에 의한 거대결장이 지속될 땐 결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변비 재발을 막으려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물을 마실 수 있는 장소를 여러 곳에 준비해 주거나 습식사료 등을 통해 음수량을 충분하게 관리하고 적절한 식이섬유, 유산균을 섭취하게 해 장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면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단 변비가 극도로 심할 땐 식이섬유 섭취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반려동물의 상태에 따라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보호자는 반려동물의 변 상태는 좋은지, 횟수는 적절한지 유심히 관찰해서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꼭 동물병원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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