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새로운 치과전문의 ‘통합치의학전문의’란?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새로운 치과전문의 ‘통합치의학전문의’란?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9.24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치과병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다 똑같은 치과로 판단되지만 사실 치과에도 다양한 진료과가 있습니다. 치과에는 11개 전문의 과목이 존재하는데 이번 2021년에는 진료과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내 치아가 아플 때 어느 진료과목을 찾아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진료과목은 통합치의학전문의’입니다. <편집자 주>

길을 걷다 보면 심심치 않게 ‘000전문의’라는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치과에서는 ‘통합치의학전문의’라는 간판이 가장 많이 발견된다. 통합치의학전문의는 미국의 AGD 프로그램(Advanced General Dentistry program)을 본떠 만들어졌다. 통합치의학전문의는 쉽게 얘기하면 모든 치과진료과목을 이해하고 어느 수준 이상으로 잘 진료할 수 전문의를 뜻한다.

감기를 예로 들어 보겠다. 우리가 감기에 걸린 경우 집 앞에 있는 1차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본다. 하지만 다른 질환이 의심될 경우 2차의료기관에서 내과전문의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 만일 희귀한 질환이나 심각한 질환일 경우 3차 의료기관, 즉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여기서 1차의료기관에서 진료하는 사람이 바로 통합치의학전문의인 셈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이상적인 의료전달체계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감기에 걸려도 무조건 내과전문의를 찾아가고 대학병원을 가려 한다. 이 때문에 정작 대학병원은 희귀질환이나 심각한 질환을 진료하고 연구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이런 까닭에 2008년 이전에 대한민국 치과계에는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전문의 제도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우리나라에도 치과계 전문의 제도가 탄생했다. 대한민국 행정체계가 그러하듯 이 또한 급히 진행돼 2007년 레지던트를 마친 치과의사는 전문의가 될 수 없었지만 똑같은 레지던트 과정을 2008년에 마친 치과의사는 ‘최초의 전문의’가 되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또 대한민국 ‘최초의 전문의’를 가르친 대학교수들도 전문의 자격이 없기 때문에 비전문의가 전문의를 가르치는 역설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 4년의 레지던트 과정만 마친 최초의 전문의들이 10년 이상 경험이 풍부한 선배 치과의사에게 비전문적인 진료라며 무시하고 공격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국내외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모든 치과의사에게 해당 치과전문의자격을 주고 2022년까지 일정한 자격시험에 합격하는 모든 치과의사에게도 새로운 치과전문의자격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정치적 과정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치과전문의자격이 바로 통합치의학전문의이다. 문제는 통합치의학전문의가 다른 전문의의 몇 배나 되는 수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는 통합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통합치의학전문의가 좋은 치과의사일 수 있다. 하지만 환자를 위해 통합적 지식을 깊이있게 파고드는 의사가 과연 몇이나 될지 매우 아쉽다.

물론 구강외과, 치주과, 보철과전문의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임플란트성공률이 100%가 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전문의라는 종이쪼가리보다 아픈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전문의 타이틀에 목숨을 거는 것보다는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려는 자세가 의사의 본분임을 명심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