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환자 줄줄…소아재활치료, 무엇이 문제인가?
대기환자 줄줄…소아재활치료, 무엇이 문제인가?
  • 최신혜 기자
  • 승인 2013.11.0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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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윤정이는 뇌성마비치료를 위해 수도권 재활병원에 등록, 6개월을 기다려 치료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치료기관에서 정해준 치료횟수와 시간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지역 치료시설에 등록해 총 3곳에서 번갈아가며 치료받는다. 회사원으로 일하던 윤정이의 어머니 장 모(34) 씨는 결국 맞벌이를 포기했다.

장애재활치료를 위한 기관 선택과 시간?경제적 어려움은 윤정이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장애아동부모들이 겪는 대표적 어려움은 소수의 재활치료시설, 긴 대기시간과 30~40분의 치료를 위해 왕복 4~5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접근성의 문제, 사설치료실에서 지불해야 하는 고가의 치료비용 등이다.

▲의료기관 소수···대기시간 너무 길어

정부가 장애아동 재활치료사업을 제공한다고 밝힌 기관은 전국 1500곳이다. 하지만 재활치료 개념의 법·제도적 불일치로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등의 의료행위는 정부지원항목에 포함돼있지 않다. 이로 인해 장애아동들은 사설의료기관을 찾아 물리?작업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소수의료기관에 몰리게 된다. 농촌에는 재활치료기관 자체가 없어 치료를 희망하는 장애아동이 수도권 치료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어 대기자 수와 대기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분당차병원 의료사회복지사 이임정 팀장은 “실제 뇌성마비소아를 지역사회기관과 연결할 기관이 마땅치 않고 대기자도 많다”며 “재활치료의 경우 한 아이의 치료기간이 2개월 이상으로 긴 편이고 시간도 많이 필요해 대기자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육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이병희 교수는 ‘장애아동 재활치료 혁신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재활치료 바우처사업에 물리·작업치료영역을 포함시켜 신체적·정신적 장애아동에게 치료의 형평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정부예산을 공공의료에 과감히 투자해 국가차원에서 장애아동과 가족의 물리?작업치료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사설치료에 모든 것을 맡기면 치료시간과 치료 질 등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치료비부담 여전히 크고 맞벌이도 어려워

가야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조흥규 씨의 연구에 의하면 경남지역 장애아동보호자 143명의 91.6%가 가구별 평균소득 100% 이하로 저소득층이었고 이 중 65.1%는 ‘경제적으로 항상 어려움이 따른다’고 응답했다. 장애부모는 장애아동의 교육과 보육을 책임져야해 맞벌이 등 경제활동 병행이 어려워 형편이 좋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이임정 팀장은 “장애아동은 동반장애를 최소화하고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포괄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활치료사업 외에도 정형외과적 수술, 신경외과적 수술 등을 시행해야 하거나 관절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보조기구 등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어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윤종술 대표는 “정부는 예산을 확대하고 장애아동의 상태에 따라 지원비용을 맞춤책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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