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뻥튀기’ 외국인 환자 유치 찬물
‘진료비 뻥튀기’ 외국인 환자 유치 찬물
  • 김성지 기자
  • 승인 2013.11.06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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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악용 국내 환자 가격 3~4배 폭리 예사

한류열풍의 주역은 연예인뿐이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술과 건강검진시스템, 성형외과 의사들의 실력과 경험이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환자들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국내에 방문한 외국인환자는 2009년 8만1789명에서 2012년 15만5673명으로 2배 늘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2년 진료과목별 외국인환자 현황을 보면 내과 4만5994명, 피부과 1만7224명, 성형외과 1만5898명, 외과 6530명으로 미용성형 외에도 건강검진, 하지정맥류수술, 갑상선암·위암·맹장수술 등 외과적 수술과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환자도 많았다. 

하지만 같은 병원, 같은 수술이 내국인·외국인에 따라 현격하게 비용이 차이난다면 어떨까. 최근 외국인환자유치에 찬물을 뿌리는 일부 성형외과의 행태로 의료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인환자 수술비용이 ‘비급여’라는 것을 이용해 3배 이상 가격을 부풀리기 때문이다. 

△ 외국인용 성형가격표 구비하고 가격흥정
한 성형외과 상담실장을 지낸 A씨는 내국인용과 외국인용 성형수술비용표를 따로 구비해놓고 상담한다고 했다. 개인마다 성형수술비용에 차이가 있어 재료, 환자얼굴상태 등을 이유로 얼마든지 가격 뻥튀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 코필러가 100만원이면 외국인에게는 300~400만원을 받는다”며 “외국인이 비싸다고 하면 제품 무료증정, 잡티제거 레이저시술 등을 서비스해준다면서 가격을 흥정한다”고 말했다. 

A씨가 근무했던 성형외과의 경우 자가연골을 사용한 코성형수술비가 내국인은 250만원, 외국인은 전신마사지 3회를 패키지로 넣어 800만원까지 받았다. 

△ 경쟁적 유치 줄이고 국내의료 믿음 줘야
이 같은 일부 성형외과의 행태가 다른 진료과를 찾는 외국인환자들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국내 의료수준을 믿고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비급여진료비용을 부풀리는 행위가 현지에서 입소문이 나거나 온라인을 통해 알려진 경우도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건강검진센터 관계자는 “검진 받으러 온 중국인 한사람이 한국에서 수술하면 중개업자가 비용을 조정하고 10배씩 받는다는데 사실이냐고 묻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내시경이나 초기암 수술을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환자가 훨씬 많은데도 일부 성형외과의 문제가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로 비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성형관광협회 김영진 회장은 “경쟁적 환자유치를 줄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의료에 대한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비급여진료의 가격통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의사들 스스로 과당경쟁을 줄이고 자정노력을 통해 외국인환자들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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