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탐구생활] MSG 안들어있다는 식품업체의 꼼수마케팅
[먹거리 탐구생활] MSG 안들어있다는 식품업체의 꼼수마케팅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3.11.08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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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무첨가’라고 표시된 제품에는 정말 화학조미료가 안 들어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들어있을 수 있다’가 정답이다. 화학조미료를 듬뿍 넣고도 無MSG라고 버젓이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가지 유형이 있다. ‘향미증진제’를 사용하는 경우다. 향미증진제는 MSG와 마찬가지로 제품의 감칠맛을 높이는 화학조미료다. 5’-리보뉴클레오티드나트륨이나 5’-아데닐산 같은 첨가물은 MSG와 비슷한 아미노산계 인공조미료다. 하지만 이들은 MSG는 아니므로 무MSG라고 표기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향미증진제가 화학조미료라는 사실을 아는 똑똑한 소비자의 눈을 피해갈 수 있는 교묘한 방법도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과자와 라면, 냉동만두 같은 상당수의 가공식품 뒷면을 보면 ‘○○맛베이스’ ‘○○씨즈닝’ ‘○○분말’ 같은 정체불명의 표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첨가물이 혼합된 복합원재료를 사용한 경우인데 화학조미료가 들어있어도 현행법상 별도로 표기할 필요가 없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정확하지 않은 인식을 악용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無MSG=無화학조미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명 L-글루타민산나트륨이라고도 불리는 MSG(MonoSodium Glutamate)는 화학조미료의 대표격일뿐 수많은 화학조미료 중 한가지 물질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업체들이 무MSG 제품을 화학조미료가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쇼핑카트에 집어넣는 소비자들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할지 무척 궁금하다.

MSG는 자연식품에도 들어있는 만큼 무해하다는 주장과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인공MSG는 복합체형태가 아니므로 곧바로 흡수돼 뇌세포를 공격한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여기서 MSG의 유해성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제품 성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구매행위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업계의 책임감 있는 도덕성과 소비자의 알권리를 존중하는 관계 당국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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