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의료] 독감은 ‘독한 감기’의 줄임말?
[똑똑한 의료] 독감은 ‘독한 감기’의 줄임말?
  • 김성지 기자
  • 승인 2013.11.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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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과 감기, 이 두 가지의 차이를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독감이 ‘독한 감기’의 줄임말이고 감기보다 몸이 더 아프고 괴로우면 독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인류 탄생 이후 인간을 가장 오래 괴롭혀 온 흔하디흔한 질환 중 하나가 바로 감기다. 인간이 평생 300번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기와 독감은 급성호흡기감염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감기는 20여종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고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2009년 전 국민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신종인플루엔자는 감기바이러스가 아닌 독감바이러스다.

감기는 딱히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지만 독감은 예방백신과 타미플루와 같은 바이러스증식 억제치료제가 있다. 감기는 20여종의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유전자변형을 해 200가지 이상의 변종바이러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

독감은 한 가지 종류의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유전자변형을 일으키기 때문에 백신개발이 쉽지만 그 해 예측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신종인플루엔자처럼 대유행을 겪는다. 감기로 인한 사망자는 드물다. 독감으로 인한 폐렴 등의 합병증 사망자는 해마다 수백명이지만 감기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장 큰 차이는 감기는 미열과 콧물, 약한 기침과 두통을 동반하고 독감은 38도 이상의 고열과 심한 근육통, 전신증상이 있다. 독감에 걸리면 1~3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고열에 몸이 덜덜 떨리거나 힘이 빠지고 눈이 시리고 아프기도 하다.

바이러스를 배양해 감기와 독감을 구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실제 겨울철에 콧물이 나고 몸에 열이 있다고 해서 병원을 찾아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독감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고 고열이 나면서 몸이 심하게 아프면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인플루엔자 감염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감기나 독감은 1~2주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문제는 합병증이다. 감기에 걸려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세균감염이 생기면 기관지염, 폐렴,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해마다 독감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수백명이라는 사실을 알면 독감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독감은 독한 감기의 줄임말이 아니라 가벼이 지나쳐서는 안 될 위험한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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