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심리학]이겨도 개운치 않은 부부싸움 왜 할까
[속 보이는 심리학]이겨도 개운치 않은 부부싸움 왜 할까
  • 강인희 기자
  • 승인 2013.12.0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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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결혼생활에 대한 분홍빛 미래를 꿈꿀 것이다. 남자라면 매일 아침 아내의 아침 식사준비 소리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을, 여자라면 내가 만든 음식을 남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가며 맛있다고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입가에 저절로 미소지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때 결혼한 주변사람으로부터 “아이고 살아봐라 결혼은 현실이다” “그런 분홍빛 결혼생활은 길어야 1~2년이다” “결혼 초반에 얼마나 싸우는데”라는 찬물 끼얹는 소리를 들은 적 없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우린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우선 부부가 잘 살려면 서로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쪽으로 상호심리작용이 있어야 한다. 한 심리학자는 부부간 상호심리작용은 여섯 개 영역이 엉켜있다고 본다. 오늘은 그 첫 번째 ‘힘겨루기(주도권)’에 대해 알아보자.

힘겨루기는 부부간에 주도권 쟁탈을 의미한다. 부부간에 주도권 쟁탈은 불가피하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어떤 면에서 지배하는가’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

예를 들어보자. 아내가 불감증이라며 걱정하는 남편이 있어 자세히 알아보니 남편이 아내를 꽉 쥐고 살고 있었다. 아내는 성적(性的)으로나마 저항의 표시를 나타냄으로써 주도권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다.

결혼 후 천주교인 아내가 시댁 전통에 따라 제사를 지내게 됐다. 그런데 제사상은 잘 차리면서 제사 도중과 제사가 끝난 후 집요하게 트집을 잡았다. 아내는 종교선택에서는 양보했지만 시댁제사에 트집을 잡아 자기의 내적불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남편도 있다. 결혼 후 처가와 단절하고 사는 그는 결혼 전 장인과 장모가 ‘아파트 평수가 몇 평이냐’ ‘침대는 어떤 것으로 할 것이냐’ ‘파출부를 둘 것이냐’ 등등 작은 것까지 지독하게 간섭을 했다. 여기에 질린 사위가 처가와 담을 쌓은 것이다.

이들 문제는 겉으로 보기에 성, 종교, 처가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권력쟁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권력쟁탈은 상대방을 지배하는데서 생긴다기보다 ‘상대방에게 지배당하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에서 생기는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 대화에서 사람들은 ‘지배 당한다’는 말에는 화를 내지만 ‘지배당할까 겁난다’는 표현은 수긍한다.

부부간에는 힘겨루기가 있어 성격에서 서로 궁합이 중요하다. 하지만 남녀모두 지배당함을 겁내는 경우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최악의 경우 남녀모두 권력행사를 못하거나 하지 않으려는 경우다. 어느 한쪽이 “오늘 저녁에 뭐 할까”라고 말 했을 때 상대가 “당신 좋을 대로해”라고 말하자 물어본 쪽도 “당신 좋을 대로”라며 결정하지 못한다. 결국 마지못해 정해 나가지만 둘 다 시무룩하다.

‘결혼은 해도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결혼생활이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는 뜻과 함께 결혼 후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면 후회한다는 뜻일 것이다. 결혼생활은 누구를 이기는 것이 아닌, 상생의 삶이다. 남편과 아내는 소유물이 아니다. 소유에 집착하고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성질을 자주 낸다면 상대방이 아닌 자신의 인격을 다듬어야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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