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복용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
약 복용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
  •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 승인 2013.12.17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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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1: 집에서 약을 먹었는데요, 30분 지나면 다른 약 먹어도 되지요?
환자2: 제가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는데 빈혈약 먹을 때는 커피 마시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빈혈약을 먹는 동안 커피는 절대 마시면 안 되나요?
환자3: 약을 하루에 세 번씩 나눠 먹지 않고 한꺼번에 먹으면 하루에 한 번만 먹어도 되지 않나요?
환자4: 점심때 먹을 약을 깜빡 잊었는데 저녁때 두 포 한꺼번에 먹어도 되나요?
환자5: 1시간 전에 약을 먹었는데 효과가 없어요. 약을 더 먹어도 되죠?
환자6: 이 조제약은 왜 먹는 순서가 있어요?

식사후 30분이 지나면 음식물 절반쯤은 십이지장으로 간다. 식후 2시간이 지나야 음식물이 대부분 장으로 가고 위에는 음식물이 거의 안 남는다. 이것이 음식물의 소화과정이다.
정일영 대전십자약국 약사
약도 음식처럼 소화기관을 지난다. 약을 먹고 30분이 지나면 약이 반쯤 위에 남아있다. 이때 다른 약을 먹으면 위에 남아있는 약과 섞여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약을 먹을 때 차(茶)와 함께 먹는 사람이 있다. 이는 약의 효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빈혈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빈혈약의 주성분인 철분이 차에 들어있는 타닌성분과 만나면 몸에 흡수되지 못하는 탓에 약의 기능을 못 한다. 골다공증약의 칼슘과 근육 떨림에 쓰이는 마그네슘 등도 타닌이 들어있는 차와 함께 먹으면 약효가 떨어진다. 약효에 영향이 없게 하려면 서로 2시간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성분들은 비타민C 알약이나 오렌지 주스와 함께 먹으면 좋다.

아침에 점심밥까지 미리 먹을 수 없듯 다음번 약을 미리 먹을 수는 없다. 배가 많이 고프면 평소보다 식사를 좀 많이 해도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약은 다르다. 약을 함부로 많이 먹으면 해로울 수 있다. 약은 한 번에 먹을 양만 먹어야 해가 없이 약효를 누릴 수 있다. 물론 전문가의 지시로 상용량 보다 많은 양을 먹을 수는 있다.

약 복용을 잊었을 경우 생각났을 때 먹으면 된다. 단 다음 약 먹을 시간이 가깝다면 그 약은 건너뛰고 다음번 약을 먹는다. 약을 한 번 안 먹었다고 두 번 먹을 양을 한꺼번에 먹으면 안 된다. 약은 상용량을 꾸준히 먹어야 가장 안전하고 효과도 좋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며 약을 더 먹으려는 사람이 있다. 적어도 네 시간은 지나서 먹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약 중에는 하루 세 번씩 먹는 게 많다.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 먹어서 효과가 있는 약도 있다. 이런 약을 하루 세 번씩 먹는 약과 함께 복용할 때는 약사가 약포지에 순서를 표시한다.

약은 꾸준히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사라져도 계속 먹어야 할 약이 있으니 증상만 보고 스스로 판단해서 함부로 약을 끊으면 안 된다.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 말자’라는 표어처럼 약도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제대로 복용해야 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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