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심리학] 기혼 남녀가 바람을 피우는 이유
[속 보이는 심리학] 기혼 남녀가 바람을 피우는 이유
  • 강인희 기자
  • 승인 2013.12.20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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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에그 대저택에 사는 폴로선수 출신 톰 부캐넌은 모든 걸 가진 남자다. 그의 아내 데이지 부캐넌 역시 상류층 자제로 수려한 미모를 자랑한다. 남들은 이 완벽한 부부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톰은 아내 몰래 빈촌인 재의 계곡에 있는 자동차정비소 주인 조지 윌슨의 아내 머틀 윌슨과 부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 톰의 부인 데이지는 역시 부자가 돼서 나타난 옛 연인 개츠비와 매일 밤 화려한 파티를 즐기며 남편 눈을 피해 바람을 피운다.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이다. 남들이 봤을 때 이 완벽한 부부에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외도(外道)다. 남녀가 오래 살다보면 서로 상대방에게 식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여성보다 남성이 더 그렇다.

동물생태심리학자들은 일부 동물과 인간에게는 ‘바람피우고 싶은 충동’이 선천적으로 배어 있다고 말한다. 남극의 아델리 펭귄 암컷은 유리한 조건에서 알을 품으려고 '매춘'까지 서슴지 않는다. 차고습한 환경에서는 알을 올려 놓는 반듯한 돌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암컷은 이웃 수컷 펭귄에게 매춘을 하고 그 대가로 반듯한 돌을 얻어온다. 한 펭귄은 이런방식으로 번식기 동안 62개의 돌을 챙겼다.

제비 암컷은 자기 짝이 있어도 짝보다 더 긴 꽁지를 가진 수컷이 나타나면 그 수컷을 따라간다. 꽁지가 잘생길수록 병균에 저항력이 강해 건강한 새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멧새 새끼는 40%가 그 아비의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번식기의 야생토끼 암컷은 하루에도 여러차례 상대를 바꿔가며 교미한다. 교미후엔 체내 정액을 배출해 다음 교미때 다른 수컷의 정액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남자는 배우자 보다 젊고 지능이 떨어지는 상대에게 한눈을 판다. 여자는 자신의 배우자 보다 지능과 능력이 뛰어난 남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남자는 ‘씨를 많이 넓게’ 뿌리고 여자는 반대로 ‘좋은 씨를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남자는 돈, 지위, 권력을 많이 지닐수록 상대적으로 바람을 잘 피운다는 통계가 있다. 여자는 배란기에 간통을 저지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남자는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성교했다는 것에 분노한다. 마음이 통했다는 사실에는 덜 분노한다. 여자는 남자와 정반대다. 이런 점에서 위대한 개츠비는 인간의 본능을 잘 그려낸 영화다.

불륜은 요즘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소재다. 해가 지날수록 ‘막장’이란 말이 튀어나오게 만드는 비상식적이고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시청자들이 막장드라마라 욕(?)하면 보는 이유의 하나가 나도 모르게 배어있는 불륜의 본능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속가능한 결혼생활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불륜 충동을 어떻게 자제하는 가에 달려있다.  지금 내 배우자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솟구쳐 오르는 본능을 억누르는 속담 한마디 떠올려본다. ‘첩정은 삼년, 본처 정은 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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