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지 기자의 똑똑한 의료]술 마신 다음날 '타이레놀' 왜 안 되죠?
[김성지 기자의 똑똑한 의료]술 마신 다음날 '타이레놀' 왜 안 되죠?
  • 김성지 기자
  • 승인 2013.12.31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술 마신 다음날이면 속이 쓰리고 머리가 지끈한 두통에 시달린다. 심한 두통에 진통제를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간에 좋지 않다는 말 때문에 진통제를 먹을까 말까 망설여지곤 하지만 진통제를 먹어도 당장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왜 진통제가 술 마신 다음날 좋지 않다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해열진통제는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이 대표적이다. 아스피린은 1950년대까지 많이 사용되다 아스피린을 먹은 아이들이 뇌와 간 손상으로 급성뇌증과 간의 지방변성이 동반되는 ‘레이증후군’을 겪으면서 최근에는 타이레놀이 보다 안정적인 해열진통제로 사용되고 있다.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단일성분으로 된 약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간에서 화학적으로 변화해 ‘N-아세틸파라벤조퀴논이민(NAPQI)’이라는 독성물질의 중간 단계로 변한다.

이후 항산화효소에 의해 중성화를 거치면서 혈액이나 체외로 배출된다. 간에서 몇 번의 대사작용을 거쳐 신장으로 배출되면서 해열진통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간에 알코올이 축적된 상태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복용하면 간은 항산화작용을 하지 못한다. 항산화작용을 하지 못한 간은 NAPQI을 배설시키지 못하게 되고 알코올 성분과 만난 NAPQI는 간세포를 죽이는 두 얼굴의 물질로 돌변한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문제가 있더라도 불편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어느 정도 나빠져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는 정상적으로 복용했을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음주 후 복용은 독성물질이 체내에 쌓이는 것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간세포까지 위협하는 것이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간이 피곤한 상태,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복용하는 것도 독성물질이 체내에 쌓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헬스경향 김성지 기자 ohappy@k-health.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