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특집] 잠 설치는 우리 부모님…정말 나이 탓일까
[수면특집] 잠 설치는 우리 부모님…정말 나이 탓일까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5.2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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㉕노인수면장애, 원인과 대처법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일상이 불규칙해진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수면시간이 들쑥날쑥해지며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은 회복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수면에 관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수면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를 통해 수면 상식과 올바른 수면 관리법 등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스물다섯 번째 순서는 ‘노인수면장애, 원인과 대처법은?’입니다. <편집자 주>

노인은 신체·정신적문제와 평소 복용약 등에 의해 수면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기에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날이 더워져서인지 요즘 들어 잠이 잘 안 오고 부쩍 일찍 깬다는 어르신들이 많다. 흔히 나이 들면 아침 잠이 없어진다는 얘기도 있듯이 실제로 나이 들수록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해 일찍 자고 일찍 깨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깊은 잠을 의미하는 서파수면이 줄어 수면 중 각성빈도도 증가한다. 하지만 노년기 겪는 수면의 불편함은 비단 노화에 따른 생리적변화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불면증부터 렘수면행동장애까지 다양한 수면장애가 원인일 수 있는 것. 노년기 숙면을 방해하는 주요수면장애를 살펴봤다. 

■불면증…나이 들수록↑, 원인 정확히 파악해야 

불면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며 노인은 ▲신체활동과 기능의 급격한 저하 ▲여러 내과질환으로 인한 복용약물 증가 ▲소외감·불안감 같은 정신적문제 등에 의해 불면증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는 “특히 노인은 젊은층보다 신체 정신적질환, 복용 약물 등에 의해 불면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면증은 크게 일시적 불면증, 2~3주 정도 지속되는 단기불면증,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만성불면증 등 기간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일주일에 3번 이상, 3개월 이상 불면증이 지속돼 일상에 지장을 준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면무호흡증…방치 시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위험↑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호흡이 10초 이상 멈추는 증상이 반복되는 수면장애이다. 피로감, 주간졸림, 집중력저하 등을 일으켜 일상생활을 방해할 뿐 아니라 방치 시 우울증, 심혈관질환, 소화기질환, 비뇨기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크게 폐쇄형, 중추형, 혼합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이 중 폐쇄형이 가장 흔하다. 폐쇄형은 상기도가 폐쇄돼 숨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것이 특징이다. 중추형은 호흡중추 기능장애로 공기흐름과 호흡이 모두 멈춘 상태를 말한다. 혼합형은 폐쇄형과 중추형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다. 

정유진 교수는 “특히 노년에서 무호흡증이 관찰되는 경우 흔한 약물사용이나 심부전, 심부전과 뇌경색이 동반된 환자에게서 보일 수 있는 중추수면무호흡증과 감별하고 폐쇄수면무호흡증의 진단과 정도를 파악해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수면다원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불안증후군…단순 관절·혈액순환문제로 생각 X

하지불안증후군은 종아리와 허벅지에 뭔가 갑갑한 느낌이 들고 다리를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에 잠들기가 힘든 질환으로 수면 중 다리를 계속 움직이는 증상(주기성사지운동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나이 들수록 빈도가 증가하며 수면 중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 심한 불면증은 물론 불안·우울감을 겪는다. 하지만 나이 들어 흔히 겪는 허리나 관절, 혈액순환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노성원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노년기 활기찬 일상활동을 방해한다”며 “수면 중 종아리나 허벅지에 저린 느낌이 들 때 주무르거나 쭉 뻗으면 조금 나아지는 등 하지불안증후군 의심증상이 들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렘수면행동장애…파킨슨병·치매와도 연관, 조기진단 중요

렘수면행동장애는 수면단계 중 꿈꾸는 잠인 렘수면단계에서 근육긴장이 사라지지 않아 꿈꾸는 행동이 실제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부분 싸우거나 쫓기는 꿈이기 때문에 소리 지르거나 발을 구르거나 발길질하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 이 때문에 옆에서 함께 자는 배우자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 학계에 따르면 렘수면행동장애환자 중 11.3%가 동침자에게 열상 또는 골절과 같은 심각한 손상을 끼치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이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렘수면행동장애라면 항우울제 투여 또는 중단, 알코올 금단 등과 연관돼 발생할 수 있으며 특발성(일차성)단독렘수면행동장애의 경우 10년 후 약 75%에서 파킨슨병 및 치매를 포함하는 신경퇴행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진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 치매와도 연관이 깊기 때문에 단순히 잠꼬대가 심한 편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노인에서 심한 잠꼬대와 함께 이상행동이 나타나면 전문가 진료와 수면다원검사를 꼭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한편 수면장애종류와 관계없이 숙면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올바른 수면위생을 지키는 것이다. 노성원 교수는 “수면위생과 같은 비약물치료는 약물치료만큼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이를 잘 이해하고 적극 실천하면 수면제 복용을 줄이고 불면증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TIP. 일상 속 수면위생 실천 이렇게! 

1. 취침과 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킨다.
2. 배가 고프면 자기 전 간식을 가볍게 먹는다. 단, 침대에서는 먹지 말고 과식하지 않는다.
3.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단 잠자기 직전이나 침대에서는 운동하지 않는다.
4. 잠자기 1시간 전부터는 편히 쉰다.
5. 잠자리에서 걱정거리가 있다면 종이에 써놓고 아침에 본다.
6. 침실을 시원하게, 어둡게, 조용하게 유지한다.
7. 낮잠을 자지 않는다.
8. 시계를 보지 않는다. 단, 알람이 필요하다면 시계를 서랍에 넣어놓는다.
9. 잠이 오지 않을 때 침대에서 TV를 보지 않는다.
10. 오후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11. 잠이 오지 않을 때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12. 잠들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는다.
13. 잠이 오지 않을 때 침대에서 독서하지 않는다.
14. 침대에서 전화통화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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