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장내미생물 신생아 건강의 ‘열쇠’
[특별기고]장내미생물 신생아 건강의 ‘열쇠’
  • 박은애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승인 2014.01.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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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제왕 절개시 자연분만보다 장착 어려워…질병 확률 30% 증가

늦은 밤 잘 자던 아이가 갑자기 울며 보채기 시작하면 당황하지 않을 엄마가 있을까. 최근 기질적 원인 없는 발작적 울음과 보챔이 최소 3주 동안 하루 3시간 이상 발생하는 ‘영아산통’으로 병원을 찾는 신생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제왕절개를 통한 출산으로 신생아의 장내미생물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이 대표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신생아들은 자연분만보다 장내미생물 정착이 어려운데 이 장내미생물이 신생아건강에 매우 중요한 열쇠로 작용한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는 대표적인 장내 생물로 장내세균총을 안정화시키고 면역체계를 조절해 장질환은 물론 장외질환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은애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생아는 장내미생물 정착에 중요한 시기지만 출산방법에 따라 접촉되는 미생물 종류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과정에서 신생아는 산모의 미생물과 접촉하게 되는데 일반적인 분만(질식분만, vaginal delivery)으로 태어난 신생아의 장내미생물은 락토바실러스, 프레보텔라 등으로 엄마의 질 미생물과 유사하다.

반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의 경우 포도상구균, 코리네박테리움 등 엄마의 피부 미생물과 유사해 출산방법과 장내 초기 미생물정착이 서로 관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스웨덴 왕립생명과학기술연구소가 ‘제왕절개로 낳은 아기가 다른 아기들에 비해 유익한 장박테리아가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등 출산과정에 따른 장내 초기 미생물 정착에 주목한 각종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스웨덴 왕립생명과학기술연구소에 따르면 제왕절개 출산 아기를 포함해 신생아 24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간에 걸쳐 배변샘플을 분석한 결과 제왕절개 분만 아기의 경우 장내세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유익한 박테리아인 박테로이데테스가 없고 세균의 다양성도 부족했다.

또 미국 플로리다 의대가 어린이 9900명을 조사한 결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들은 알레르기비염과 천식, 소아당뇨병 등에 걸릴 확률이 자연분만보다 3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분만의 경우 태아가 산도를 통과하면서 많은 세균을 접하게 돼 면역체계가 균형 있게 발달하지만 제왕절개의 경우 산도의 세균과 접하지 못한 태아의 외부면역계가 발달하지 못하고 대신 자기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계’만 과도하게 발달하게 된다. 그 결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자가면역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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