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보조식품으로 오·남용되는 ‘센나엽’
다이어트보조식품으로 오·남용되는 ‘센나엽’
  • 홍순욱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 국장
  • 승인 2014.02.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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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을 잘 보는 것(쾌변)은 잘 자고(쾌면) 잘 먹는 것(쾌식)과 함께 일상의 행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과다. 많은 현대인들이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고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임을 고려할 때 쾌변의 중요성은 실로 크다. 하지만 변비용 한약재를 다이어트보조식품으로 오·남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변비용 한약재로 자주 사용되는 것은 ‘센나엽’이라는 생약이다. 센나엽은 옛날 아라비아의사들이 변비에 사용하던 것으로 중세 이후 유럽에 전파돼 ‘Wienertrank(비엔나의 틴크, 변비약)’ 등 잘 알려진 제품의 주원료로 이용돼 왔다.

홍순욱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 국장센나엽은 우리나라 식물도감에서 콩과(Leguminosae) 식물인 ‘협엽번사(狹葉番瀉, Cassia angustifolia Vahl)’ 또는 ‘첨엽번사(尖葉番瀉, Cassia acutifolia Delile)’의 잎으로 알려져 있다. 협엽번사 잎은 아프리카나 인도반도 남단 근처 틴네벨리 지방에서 재배가 왕성하게 이뤄져 ‘틴네벨리 센나(Tinnevelly Senna)’라고도 하고 영국과 일본에서 주로 사용된다. 첨엽번사 잎은 협엽번사 잎과 비슷하지만 약간 계란형에 끝이 뾰족한 피침형이다. 나일강 하류 유역이 원산지이고 주산지는 센나르, 누비아 지방이며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집산되기 때문에 ‘알렉산드리아 센나(Alexandria Senna)’라고도 불린다. 이는 유럽에서 주로 사용된다.

센나엽처럼 변비에 사용되는 생약은 복용하면 배설을 촉진하는데 이를 ‘하제(cathartics)’라고 한다. 하제는 작용강도에 따라 강한 설사약, 연하제와 완하제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완하제(laxatives)’는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자주 배설시키는 약제이며 센나엽은 자극성이 있는 완하제에 해당한다. 장 점막에 작용해 대장 내에서 수분흡수 등을 억제하고 장운동을 촉진해 설사작용을 일으킨다. 자극성완하제에 속하는 생약으로는 센나엽 이외에 카스카라, 피마자기름 등이 있다. 이들은 의약품원료에 해당되며 식품원료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러한 자극성완하제는 장기간 사용 시 수분과 전해질 손실을 가져오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과민성대장염 등 장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센나엽의 경우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 부작용이 많이 보고됐다. 이밖에도 센나엽의 물 추출물을 30일간 연속적으로 투여할 경우 체중이 감소하고 대장점막 손상과 염증세포 증가 등이 관찰됐다는 보고도 있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물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센나엽은 이러한 식이요법이 실패하거나 불가능할 때 전문가와 상담한 후 사용해야 하며 본래 용도와는 다른 다이어트용도로 오·남용해서는 안 된다.

<홍순욱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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