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녹내장주간] 정상안압도 안심 못 해…녹내장 궁금증 6
[세계 녹내장주간] 정상안압도 안심 못 해…녹내장 궁금증 6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11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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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의 증상은 워낙 천천히 나타나 초기에는 알기 어렵지만 위험요인은 어느 정도 밝혀져 있어 정기검진을 통해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3월 둘째 주는 ‘세계 녹내장주간’이다. 급속한 고령화 속 녹내장에 대한 관심 증가와 진단장비의 발달로 녹내장환자는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녹내장환자는 20% 이상 증가했다(2018년 90만6992명→2022년 111만9223명). 하지만 안타깝게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다 보니 대부분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세계 녹내장주간을 맞아 주요 궁금증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안압 상승이 주요 원인?

녹내장의 발생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안압 상승과 연관이 깊다고 알려졌다. 안압은 방수라는 액체에 의해 조절된다. 방수는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생성과 배출을 반복하는데 방수 배출구에 이상이 생기면 생성과 배출 간 균형이 깨지면서 안압이 올라간다. 높은 안압은 시신경을 손상시켜 시야를 서서히 좁게 만든다.

■노화, 당뇨병으로도 올 수 있다?

나이 들면 안구 노화로 인해 시신경이 약해진다. 또 두꺼워진 수정체에 비해 눈의 용적이 작아 방수 유출로가 막히면서 안압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도 영향을 미친다.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섬유혈관 조직이 섬유주(방수의 배출구)를 덮으면 방수가 빠져나가지 못해 안압이 크게 높아진다. 포도막염으로 인한 만성염증도 섬유주를 손상시켜 안압이 올라간다. 스테로이드제제의 장기간 사용도 섬유주에 영향을 미쳐 방수의 유출을 방해한다.

■안압 정상이어도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정상안압의 범위는 10~20mmHg로 이 범위 안에 있으면 녹내장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상안압의 범위는 녹내장이 아닌 사람들의 안압을 통상적으로 측정했을 때 나온 결과로 녹내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정상안압녹내장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강자헌 교수는 “시신경이 모인 시신경유두부위가 정상범위의 안압에도 손상받을 만큼 약하거나 시신경유두 주변 혈류장애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무엇보다 정상안압녹내장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급성폐쇄각녹내장과 달리 동반증상이 없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은 아주 천천히 나타난다?

녹내장은 소리없는 시력도둑이라 불릴 만큼 증상이 아주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때문에 초기에는 알기 어렵고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증상을 자각하게 된다. 시야의 주변부부터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 점점 중심부로 확대되고 말기에는 결국 검게 보인다.

김용찬 교수는 “글씨를 읽는 등의 시력은 대부분 보존되기 때문에 쉽게 알기 어렵다”며 “눈이 아프고 침침하거나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 물체를 갑자기 놓치는 증상을 자주 경험하면 바로 검사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다만 중년여성에서 흔한 급성폐쇄각녹내장은 극심한 통증과 시력저하뿐 아니라 두통과 구역감을 동반한다. 김용찬 교수는 “이때 뇌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치료가 지연되면 단기간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발견하면 시력 지킬 수 있다?

녹내장이 발생하면 무조건 실명한다는 것은 오해이다. 물론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시행해 시신경 손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통해 안압을 떨어뜨리고 안압이 내려간 후에는 레이저 치료를 통해 방수의 순환을 돕는다. 안압이 정상화된 후에는 시야검사를 통해 시력손상여부를 확인한다. 만일 약물이나 레이저치료로도 안압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발생위험 높은 고위험군 따로 있다?

녹내장은 위험요인이 어느 정도 밝혀져 있어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다. 강자헌 교수는 “40세 이상이거나 고도근시환자는 1년에 한 번 안과검진을 받고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6개월~1년 이상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우, 당뇨병·고혈압환자는 담당의사와 상의해 좀 더 자주 검진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TIP. 헷갈리지 마세요 ‘백내장 vs 녹내장’

 구 분  백내장 녹내장

발생원인

노화로 인해 수정체가 탄력을 잃고 혼탁해져
시력저하를 유발하는 안질환

안압 상승, 노화, 기저질환 등의 영향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장애 발생 

증상

초기에는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듦
수정체 혼탁해질수록 사물 이중‧ 삼중으로 겹쳐 보임 
사물 색감이 달라져 보임

시야가 점점 좁아져 초기에는 인지하기 힘듦
시야 주변부부터 보이지 않는 증상이 중심부로 확대
말기에는 결국 검게 보임

치료법  혼탁해진 수정체 제거하는 수술이 근본 치료 안압하강제 약물치료 먼저 시행
(안압 충분히 낮아지지 않으면 다른 약제 추가) 
녹내장 종류에 따라 레이저치료 시행
안압 조절되지 않으면 수술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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