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불안장애와 공황장애
범불안장애와 공황장애
  • 김대호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승인 2014.03.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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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불안장애(일반불안장애)는 과도한 불안과 걱정이 여러 신체 증상과 같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누구나 걱정은 있기 마련이지만 범불안장애의 걱정은 도가 지나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범불안장애와 동반되는 신체증상은 초조함, 피로감, 집중력 감소, 예민함, 근육긴장, 수면장애 등이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이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받아야 될 병으로 인지하지 못해 내과나 신경과를 전전한다. 아무리 검사를 해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신경성’이라는 불명확한 진단 하에 의사가 수면제나 항불안제를 처방받기도 한다.

결국 정확한 진단과 평가, 올바른 약물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병만 키우는 꼴이 된다. 이는 균은 죽이지 못하고 증상만 감소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는 이렇게 수년간 수면제, 수면유도제, 항불안제를 처방받다 중독이 돼 찾아오는 환자들이 꽤 많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병이 생겨 제대로 진단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해당 증상을 ‘걱정이 많은 자기 성격 탓’이라고 판단하게 된다는 점이다. 60대 어르신이 찾아와 30~40년 전부터 나타난 증상을 자신의 원래 성격이려니 하고 참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참 안타깝다.

범불안장애환자에게는 약물치료와 인지치료, 행동치료를 실시하며 이완과 같은 불안조절 기술 등을 가르쳐 준다. 치료 후 증상이 호전돼도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불안장애는 공황장애다. 대개 20대에서 30대 초반에 발병하며 특징은 갑자기 죽을 것 같은 심한 공포감과 동반되는 신체 불안증상이다. 이를 공황발작이라고 한다.

공황발작이 있다고 해서 다 공황장애는 아니다. 다른 불안장애에도 공황발작이 나타날 수 있고 일반인의 15% 이상은 살면서 한 번 이상 공황발작을 경험한다. 문제는 공황발작 경험 후 미리 발작을 걱정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심리로 인해 공황발작 시 ‘심장이 터져 죽지는 않을까’ ‘숨이 안 쉬어져 질식하지는 않을까’ 등 잘못된 걱정을 하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공황발작이 와도 아무런 건강상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정신건강의학분야에서 응급실에 제일 많이 오는 환자가 공황발작을 겪은 환자다. 죽을 것 같거나 미쳐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동반돼 병원에 오지만 대다수가 아무런 치료 없이 10~15분 정점을 치면 저절로 괜찮아진다. 천천히 호흡하고 안정하면서 참으면 되는 것이다.

공황장애는 신체내의 불안신호가 잘못돼 나타난다. 아침 6시에 맞춰놓은 알람시계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현상과 같다. 이런 경우 ‘에이 이놈의 시계’하고 다시 알람을 끄고 자는 것처럼 뻔뻔한 태도가 공황장애치료에 필요하다. 공황장애 환우 분들이여, 뻔뻔해져라.

공황장애환자도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회복 후에도 1년 정도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약물복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는 인지행동치료를 지속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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