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탐구생활] MSG 예찬론에 빠진 식약처
[먹거리 탐구생활] MSG 예찬론에 빠진 식약처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4.03.12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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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MSG는 무해한 첨가물이라며 적극적인 대국민홍보에 나섰다. MSG가 무해하다는 식약처의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에도 식약처가 앞장서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는 공식적인 발표를 했지만 국민의 불신이 여전히 높아 다시 한 번 MSG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들어 MSG가 안전하다는 실험결과가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식약처는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그럼 왜 이 시점에 굳이 MSG의 안전성을 다시 부각시키는지 물었더니 국민적 인식이 워낙 잘못돼 있어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주무부처로서 첨가물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국민의 인식을 바로 잡는다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MSG를 생산하는 업체는 미원을 만드는 대상이 유일하다. 결국 특정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부처가 국민이 낸 세금으로 MSG 홍보용 보도자료와 책자까지 제작하고 주무공무원이 여기저기 언론에 직접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더구나 해당 공무원은 한 방송인터뷰에서 MSG는 “천연적으로 들어있는 성분”이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어야하는, 먹을 수밖에 없는” 영양소라고까지 주장했다. MSG는 분명 화학적으로 합성한 조미료성분이다. L-글루타민산결정을 물로 씻어내 알칼리로 중화하고 활성탄으로 탈색시켜 농축해 만든 화학적 산물인 것이다.

하지만 자연상태에 있는 L-글루탐산과 공장에서 만든 것은 동일한 형태가 아니라고 지적하는 국내외 전문가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체내에서 작용하는 대사과정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맞느냐 여부를 떠나 아직도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공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국민건강을 위해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을 다루는 기관이지 산업적인 판단을 하는 기관이 아니다. “마음껏 먹어도 전혀 문제없다”고까지 했는데 다시 유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나 연구결과가 나온다면 우리 국민이 식약처를 앞으로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부가 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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