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연구중심 병원’
허울뿐인 ‘연구중심 병원’
  • 김성지 기자
  • 승인 2014.03.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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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계획 수립때보다 지원금 절반으로 ‘뚝’
ㆍ이미 독자예산 투입한 선정 병원 난감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10개 병원에 올해 하반기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연구중심병원은 진료로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인력들이 투입돼 첨단의료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병원을 말한다. 하지만 선정병원들은 보건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계획을 수립할 당시보다 예산이 적어진 것에 대해 예외 없이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선정된 연구중심병원은 ▲경북대병원 ▲고려의대 구로병원 ▲고려의대 부속병원 ▲가천대 길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차의대 분당차병원이다. 이들 병원은 일반 병원과 달리 연구의사와 인력을 따로 배정해 연구업무를 수행한다.

문제는 당초 연구중심병원 관련 예산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계획수립 당시 병원지원예산은 약 1조4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기획재정부를 통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산타당성조사를 의뢰한 결과 10년간 62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산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데다 최종심사도 남아있어 더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경쟁방식을 통해 3~4개 연구과제를 선정·지원해 1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경쟁공모를 통한 차등지원방식으로 각 병원마다 지원금액이 달라진다. 그러자 선정병원들은 한결같이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중심병원 지정을 위해 병원마다 새로운 의료기기를 사들이거나 연구인력을 투입·재편성하는 등 독자적 예산을 들였기 때문이다. 정부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병원수익 감소는 물론 연구인력은 인력대로 투입해야해 이중고를 겪는 것이다.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정부의 무한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 목적이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정립을 위한 정책인 만큼 집중적 예산투자가치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울대병원 박경수 교수는 “연구인력 채용 등 연구중심병원 선정을 위해 많은 예산이 소요됐다”며 “연구를 빨리 시작할수록 성과와 집중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고려의대부속병원 이상헌 교수는 “예산이 한꺼번에 지원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정부에서 발표했던 금액과는 10배가 넘게 차이난다”며 “무한경쟁을 통해 예산을 차등지원한다고 하니 선정되지 않으면 병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손해”라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 연구인력의 병역특례는 병무청과 논의 중이며 예산타당성 결과에 따른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예산지원은 여러 부처가 검토하고 합의가 이뤄져야 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4·5월경 기획위원회를 통해 하반기에는 각 병원별로 예산지원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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