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생존자들…‘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위험
세월호 사고 생존자들…‘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위험
  •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승인 2014.04.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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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내용에 노출 줄이고, 죄책감 안 들도록 주변도움 필요

지난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인근 해상에서 6825t급 청해진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17일 오후4시 현재 8명이 숨지고 287명이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형사고 후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일명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가 많아 정신적 치료가 꼭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외상후스트레스장애클리닉(정신건강의학과) 이병철 교수는 “일반적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정신과 질환 중에서 가장 정도가 심한 질환으로 분류된다”며 “꼭 정신과적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특히 어린 학생들의 경우 스트레스 관리에 취약해 더욱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심하고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불안장애’를 통칭한다. 주로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건에서 벗어난 사건들에 의해 발병된다. 이번 세월호 침몰 같은 대형사고를 비롯, 천재지변, 화재, 신체적 폭행, 성폭행, 비행기, 기차 등에 의한 사고를 겪은 뒤에 발생한다.

주요증상은 반복되는 악몽, 불면증,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 있고 환청 등 지각 이상에 빠질 수도 있다. 대부분 해리 현상이나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도 있고 환청 등의 지각 이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공격적성향·충동조절장애·우울증·알콜의존·약물남용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몇몇은 집중력·기억력저하 등의 인지기능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어리거나 다른 질환을 동반한 경우 증세가 더 안 좋아 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일단 증상이 파악되면 당사자가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편히 잘 수 있도록 해주고 당사자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줘야 한다. 이번처럼 같은 학교라는 공통점을 가진 경우라면 사고를 함께 겪은 아이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이 좋다.

치료는 불안, 우울 증세를 감소시키고 잠을 잘 자도록 돕는 약물치료와 공포 대상으로부터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를 통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사고에 대한 생각을 줄이고 숙면을 취하면 차차 불안감이 줄어들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차츰차츰 사고와 관련된 피하고 싶은 이미지에 단계적으로 노출시켜 막연한 불안감과 긴장을 극복하도록 한다. 이러한 노출의 단계는 전문가에 의해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성급한 노출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진단은 사고 당사자가 불안공포, 무력감, 환시, 악몽 등의 현상이 사건 발생 후 1개월 이상 지속될 때 확진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사회적 직업적 기능장애가 동반돼야 한다.

치료 초기에는 정신과치료에 대한 거부감, 사고와 관련된 죄책감, 사람들에 대한 신뢰감상실 등이 치료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나만 구조돼서 살았다’는 죄책감이 클 수 있어 꼭 이러한 죄책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

이병철 교수는 “구조된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서는 당분간 매스컴이나 뉴스를 통해 해당 사고 소식을 최대한 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계속적으로 사고 소식이 당사자에게 노출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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