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허리까지 망가뜨리는 ‘하이힐 병’을 아시나요
무릎·허리까지 망가뜨리는 ‘하이힐 병’을 아시나요
  • 김성지 기자 (ohappy@k-health.com)
  • 승인 2014.10.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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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여성환자 7배 많은 무지외반증… 방치땐 관절염·디스크 위험
ㆍ회복 빠른 최신 수술법… 부작용·재발확률 적어 인기

최근 들어 무지외반증환자가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5~2009년까지 후천성무지외반증 진료환자는 2만4000명에서 4만2000명으로 77% 증가했다. 이중 여성환자의 비율이 남성에 비해 약 7배나 높다.

무지외반증 수술전 수술방법수술 직후

여성에게 무지외반증이 많은 것은 신발과 관련이 깊다. 무지외반증은 오랜 기간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신발코가 좁고 앞이 뾰족한 신발을 신었을 때 체중이 엄지발가락에 집중돼 발가락이 변형되는 증상이다. 후천적 요인도 있지만 유전적 요인도 있어 할머니에서 생긴 무지외반증이 엄마와 딸에게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무지외반증은 돌출된 엄지 내측부의 통증만 있다가 점점 발가락 전체가 저릿하거나 발바닥 앞쪽의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 특히 이러한 초기증상을 족저근막염이나 허리디스크 통증으로 혼동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 박의현 연세건우병원 원장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원장은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잘못된 보행습관은 발목과 무릎, 허리에 비정상적인 부담을 줘 발목인대 손상이나 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2차질환이 생길 수 있다”며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상당수가 엄지돌출부 통증보다는 발신경이 뭉쳐 발생하는 지간신경종에 의한 발바닥 앞쪽 통증으로 내원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발길이보다는 발볼에 맞춰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발 길이가 235㎜여도 발볼이 넓다면 240㎜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 하이힐을 신는 횟수를 줄이고 가급적 굽이 5㎝이하인 신발을 신으면서 틈틈이 엄지를 벌려 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은 수술이 해법이다. 시중에 있는 발보조기나 실리콘으로는 무지외반증을 치료할 수 없다. 과거에는 돌출부 뼈를 절제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뼈를 잘라내고 하반신 마취를 하는 등 수술통증이 심하고 뼈를 자른다는 부담감과 수술 뒤 깁스와 목발을 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또 수술시간이 1시간으로 길고 뼈가 약하거나 엄지 내측 돌출이 심하면 수술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연세건우병원에서 시행하는 수술법인 ‘갈매기절골술’은 뼈의 강도와 연령대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가 대상이 된다. 최근에는 94세 환자가 절골술을 받기도 했다. 박의현 원장은 “갈매기절골술은 원위부에 실금을 내는 모양이 시옷자여서 갈매기절골술로 불리는데 가장 큰 장점은 골다공증이 있거나 뼈가 약하더라도 모든 환자에게 적용가능하고 수술시간이 20분으로 짧은 데다 가벼운 발목마취로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수술 다음날 퇴원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부작용에 따른 재발확률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재발률이 2% 정도로 낮고 합병증도 거의 없다. 2차수술도 미니절개로 핀을 제거하는 것 외에는 시행하지 않는다. 인체에 무해한 나사나 금속판, 녹는 핀을 이용하기 때문에 2차수술에 대한 환자부담도 적다. 또 통증이 심하지 않도록 복합주사약물요법을 사용하는 것도 연세견우병원만의 특징이다.

핀은 수술 후 6~8주 후 제거하며 병원에는 2~3주에 한 번 방문하면 된다. 집에서 특별히 조심해야 할 행동요령으로는 엄지발가락 안쪽보다는 옆쪽이나 뒤로 걷는 것이 좋다. 무리한 운동은 삼가고 수술 부위가 부을 수 있어 매일 가볍게 소독해줘야 하며 탄력붕대를 엄지발가락에 감아 생활하면 된다.

박의현 원장은 “아직도 무지외반증이 질병이라는 인식이 적은데 이를 방치하면 무릎관절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걷는 운동이나 등산이 대세인 요즘 발을 혹사하는 운동이 많다. 무리한 운동은 발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발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지외반증이란?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엄지발가락관절이 안쪽으로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심한 경우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과 엇갈릴 만큼 돌아가기도 한다. 앞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여성에서 흔한 족부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은 유전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유전적으로 평발이나 발볼이 넓은 경우 무지외반증이 생기기 쉽다. 무지외반증을 치료하지 않고 계속 좁고 높은 힐이나 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 신고 다니면 엄지발가락 변형뿐 아니라 관절염증, 다른 발가락 통증과 변형, 허리통증 등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헬스경향 김성지 기자 ohappy@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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